<황금부적>은 비밀리에 전해진 비기를 읽은 듯하다. 무협이나 토속신앙 적 색채가 짙은 소설이다. 오래 전 읽었던 <무당>이나 <한단고기> 처럼 강렬하진 않지만 나름의 흥미로운 소재가 주는 색다름이랄까.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섞어 놓아 어디가 허구고 어디가 사실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나 용인 할미산성은 집과 가까운데도 그러 곳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 기회가 되면 꼭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미래의 어느 날.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해저터널을 통과하던 버스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전원 사망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과거의 이야기들. 어렴풋하게 들어봤던 증산의 이야기. 실존 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 모르지만 강일순이라는 인물이 천지를 개벽하고 신인류를 재건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후세로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신인류의 기를 타고난 고북하와 윤희수의 과거사가 맞물려 있다.
소재는 분명 흥미로우나 구성은 치밀하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전 세계적인 재앙이 있음에도 별다른 내용 구성도 없고 사건과 맞물리는 고북하와 윤희수의 애정라인의 연결고리라든지 윤희수의 고북하에 대한 집착 등이 설득력이 좀 부족하기도 하고 결말부분에서 역시 흐리멍텅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든다. 세상을 집어 삼킬 것처럼 창궐한 바이러스와 천지공사를 이루는 신세계는 뭔가 미진함을 남긴채 끝난다. 신인류라는 하땅사 인물들과 고북하의 활약상도 두드러지지 않고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황금부적의 정체나 묘사 역시 미진하다. 다만 지구의 축이 움직인다는 설정과 우주의 재배열 등 과학적 지식이 등장하는 부분은 나름 눈여겨 볼만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한때 도심 여기저기서 눈에 띄던 "도를 아시나요?"를 묻고 다니던 인물들이 하땅사의 회원이 아닐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 전체적인 인물에 대한 설명이나 천지공사 혹은 신인류의 필요성 등 구성에 대한 치밀함이 있었다면 특이한 소재에 몰입도 높은 재미있는 소설이었겠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책이다.
글 : 두목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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