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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259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깊어진 다양성에 대한 관심 여성이 주체적인 활약으로 세상을 구하고 화합을 이끌어 낸다는 스토리는 이제 디즈니에서 그리 낯선 것도 아니긴 하지만 뮬란의 전사적 느낌, 전설의 마지막 용의 영혼이 담긴 구슬 찾아 세상을 구한다는 서사는 모아나를 떠올리기 충분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시아의 공동체 문화를 큰 줄거리로 분열과 화합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하나의 부족이 마지막 용이 남긴 영혼의 구슬을 서로 갖겠다고 서로의 갈등으로 분열된 상황에서 구슬이 깨지고 봉인된 드룬을 부활 시키며 시작한다. 한데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대로 먹어치워 돌로 만들어 버리는 드룬의 위협에 부족의 문을 걸어 닫고 단절하는 모습은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닮아 있다. 게다가 영화는 두 전사를 통해 용이 아닌 .. 2021. 4. 6.
[우리도 사랑일까] 사랑의 또다른 이름은 익숙함 낚였다.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보고 난 후 줄곧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영화였다. 샤워를 하는 여인의 머리 위로 찬물이 쏟아지고 여인은 남편에게 샤워기를 고쳐줄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여차저차 한 소개들이 지나고 다시 샤워 중에 찬물 세례를 받은 여인 앞에 범행을 자백하는 남편이 있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서 내가 그랬노라고.. 당신을 웃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내가 그랬다" 울컥해서 눈물이 그렁해졌다. 일상이 그렇고 그런 일들로 반복되는 일들에서 여전히 우린 사랑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그 장면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다행이 아슬아슬한 이 부부는 다시 웃으리라는 믿음으로 영화를 찾아봐야 했다.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일상에 권태가 스며드는 부부가 다 아슬아슬하다면 어쩌란 .. 2021. 3. 21.
[21-005/라스트 레터] 어느 한 장면도 허투루 감정을 소모하게 하지 않는 이제는 기억도 가물한 러브 레터의 감성이 그리워 반갑기만 한 제목이었다. 실험적이었을까? 같은 영화를 일본과 중국을 배경으로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섬세함이 어딘들 다를까 싶지만. 영화는 '지난'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통곡이나 왁자지껄한 죽음이 아닌 조용한 상실에서 그리고 초대된 지난의 자리에 지후아(저우쉰)의 기억이 시작된다. 우연히 첫사랑 인추안(진호)과의 재회에서 지후아는 지난으로 편지를 쓴다. 영화는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닿지 못했던 애잔한 사랑의 기억을 털어낸다.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의 아픔을 '그랬다면'이란 후회나 아쉬움이 아닌 그래서 아름다울 수 있었을 거라 믿게 만든다. 갑자기 증발한 지난을 그리워하며 인추안이 썼던 소설은 되려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만들고, 지난.. 2021. 3. 13.
[뷰티 인 더 글라스] 선택은 언제나 각자의 몫인게다 사장 딸에게 밀려 갑작스럽게 원치 않은 은퇴로 내몰린 펠릭스(리처드 카인드)는 아내 앤(라리사 올리니)의 승진에 더욱 고립감을 느낀다. 자존심에 겉으로 들어낼 수 없지만 점점 더 펠릭스는 고독해진다. 여기까지는 은퇴 후 방황하는 중년의 삶을 조망하는 영화로만 생각했다. 더욱이 패션 감각이라곤 1도 없는 팰리스에 비해 아내 앤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인물로 대비되어 그려져 더 초라하게 느껴진달까. 어쨌거나 마트를 갔다가 혼잣말을 하며 행복하게 떠드는 여자를 보게 되고 자신에게도 은퇴 선물로 받은 같은 안경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사실 이 장면은 오해할 소지가 충분한데 펠릭스는 단박에 눈치챘다. 어쨌거나 펠릭스는 안경을 착용하고 어기를 만나고 그녀의 미모에 놀란다.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인물로 .. 2021. 3. 6.
[승리호] 비교불가, SF의 역사를 썼다 요즘 핫한 영화 승리호는 그동안 외산 SF 영화에서 한글이나 스치듯 지나가는 배경음 정도의 한국말에 묘한 흥분감을 느끼던 기분을 폭탄처럼 한방에 안겨주는 영화였다. 대놓고 여의도와 광화문 랜드마크로부터 시작하는데 얼마나 신선하던지. 이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준 SF 물이 있었던가 싶다. 아마 당분간은 비교불가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웹툰을 즐겨보지 않아서 원작을 보지 못해 원작 안에 녹아든 세계관이 영화와 일맥상통하는지 알 순 없으나 여기저기 나도는 호평과 혹평을 보면 신파 어쩌고저쩌고 하던데 사실 외산 영화도 대부분 가족애를 넣는 신파다. 우주 혜성이 지구를 날려버린다고 덤벼드는데 지구를 구하러 납시는 브루스 형님 패거리인 아마게돈도 그렇고 대부분 지구를 구하러 납시는 영화에 가족애는 빠지지 않고 그걸 .. 2021. 2. 14.
산다는 건 진짜 다 그런 걸지도 모른다 영화 소울은 시종일관 깔리는 재즈의 선율처럼 복잡다단한 인생의 의미를 풀어낸다. 프로 재즈 피아니스트를 열망하는 조(제이미 폭스)의 감정선을 따라 때론 경쾌하게 때론 복잡하게 때론 끈적하게 인생이 언제 빛나는지 깨닫게 한다. 에서 인간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한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탄생이 두려울 수 있다는 사실에 더해 산다는 것, 그 아름다운 일의 의미를 영혼 22(티나 페이)를 통해 함께 보여준다. 한데 아이들이 환호성 칠만큼의 영화인가라는 점에서는 너무 철학적이다. 물론 시각적 효과가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삶'이라는 문제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다. 다만 아주 칭찬해주고 싶은 건 처럼 죽음이라는 순간이 그.. 2021.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