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은 시종일관 깔리는 재즈의 선율처럼 복잡다단한 인생의 의미를 풀어낸다. 프로 재즈 피아니스트를 열망하는 조(제이미 폭스)의 감정선을 따라 때론 경쾌하게 때론 복잡하게 때론 끈적하게 인생이 언제 빛나는지 깨닫게 한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간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한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탄생이 두려울 수 있다는 사실에 더해 산다는 것, 그 아름다운 일의 의미를 영혼 22(티나 페이)를 통해 함께 보여준다.
한데 아이들이 환호성 칠만큼의 영화인가라는 점에서는 너무 철학적이다. 물론 시각적 효과가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삶'이라는 문제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다. 다만 아주 칭찬해주고 싶은 건 <코코>처럼 죽음이라는 순간이 그다지 무서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조는 계약직으로 학교 음악 선생님인 조는 정규직으로 발령받은 날 자신이 꿈꾸던 프로 재즈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것도 선망의 대상이던 유명 색소폰 연주자의 파트너로 말이다. 그런데 맨홀에 빠져 죽는다. 정확히 말하면 혼수상태. 단 10분의 이야기로 나머지 90분을 끌어나가는 능력은 역시 픽사라는 황홀감을 느끼게 한다.
어쨌든 동시에 날아든 기회를 통해 인생은 자신이 꿈꾸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행복한지 아니면 세상의 기준에 맞춰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게 행복한지 생각해 보라고 하더니 꼬마 영혼 22는 '무얼'해야만 인생의 의미나 행복한 게 아니라 산다는 자체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따뜻한 햇살, 푸른 하늘, 거리의 음식 냄새,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까지. 그저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그게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막 따뜻해지는 이유다. 마치 피카소가 다자인 한 거대한 영혼의 세계는 말 그대로 환상적이지만 그 안에서도 탄생 전과 탄생을 준비하는 시기 또 영혼으로 빛을 발하는 시기로 나눠 인간의 성장을 보여주고 탄생에는 자신의 적성을 찾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어찌 보면 끔찍하지만 죽음 이후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위안이 된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분명 어렵지만 가족 모두 본다면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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