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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뷰티 인 더 글라스] 선택은 언제나 각자의 몫인게다

by 두목의진심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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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영화 '뷰티 인 더 글라스'

 

사장 딸에게 밀려 갑작스럽게 원치 않은 은퇴로 내몰린 펠릭스(리처드 카인드)는 아내 앤(라리사 올리니)의 승진에 더욱 고립감을 느낀다. 자존심에 겉으로 들어낼 수 없지만 점점 더 펠릭스는 고독해진다. 여기까지는 은퇴 후 방황하는 중년의 삶을 조망하는 영화로만 생각했다. 더욱이 패션 감각이라곤 1도 없는 팰리스에 비해 아내 앤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인물로 대비되어 그려져 더 초라하게 느껴진달까.

 

어쨌거나 마트를 갔다가 혼잣말을 하며 행복하게 떠드는 여자를 보게 되고 자신에게도 은퇴 선물로 받은 같은 안경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사실 이 장면은 오해할 소지가 충분한데 펠릭스는 단박에 눈치챘다. 어쨌거나 펠릭스는 안경을 착용하고 어기를 만나고 그녀의 미모에 놀란다.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인물로 등장하고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끌어 간다는 것으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쉽게 속을 털어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고독을 담은 듯하다.

 

출처: 다음 영화 '뷰티 인 더 글라스'

 

영화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만다가 떠오를 만큼 영화 그녀(Her, 2013)와 닮았다. 다만 영화 그녀는 빅데이터를 통한 인공지능인 반면 어기는 자아를 읽어내 분출하게 만드는 타자인 듯 타자가 아니다. 어쨌거나 영화는 개인의 고독을 다루는 것은 비슷하지만 인간의 윤리적 부분을 끌어들여 가족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 좀 다르다. 사랑한다고 표현하지만 정작 잠재의식 속에서는 다른 이성을 품고 있다는 점은 펠릭스나 앤이나 같다. 하지만 앤은 자기 고백에서 볼 수 있듯이 언제나 '선택'이라는 게 중요하다. 부부로서 엄마로서 가족으로서 흔들리는 갈등 속에서 그래도 지켜야 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으로 선택을 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은 너무 쉽게 자기감정에만 몰입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출처: 다음 영화 '뷰티 인 더 글라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가정에서 존재적 가치를 잃어버린 펠릭스의 방황 역시 공감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현실이 아닌 감각에 빠져들어 현재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는 중요하다. 그런 펠릭스의 잠재의식 속에 있던 어기의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은 좀 의아하긴 했으나 그가 감각적 쾌락을 주는 허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결말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 두는 감독 역시 쉽지 않은 선택지일지 모른다.

 

영화 그녀에서 호아킨 피닉스가 그랬던 것처럼 리처드 카인드의 연기는 대체 불가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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