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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물/경영] 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by 두목의진심 2019.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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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전해지는 그의 첫인상은 꽉 다문 입에서 '난 잡스가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플의 전설을 넘어 4차 산업 혁명이 가능하게 만든 스티브 잡스 사후 천재를 '대신'할 애플의 수장으로서의 그에 대한 호의적이지 않은 기사를 종종 봤기 때문이었을까.

 

잡스의 병세가 악화되던 시기에 거함 애플 호의 항해를 맡은 선장으로 두 번의 실전 테스트를 거쳤다는 경험만으로 과연 팀 쿡은 수장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쿡의 존재를 잘 몰랐던 내게 그는 애플의 종말을 뒤집어쓰고 총대를 매는 사람쯤으로 생각했다. 한데 책을 읽다 보니 뼛속까지 애플의 사람이었던 조너선 아이브나 스콧 포스톨 등 여러 인물들을 제치고 그가 수장이 된 이유가 조금씩 선명해지는 느낌이다.

 

그가 CEO로 첫 발을 내딛고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보면 그 스스로도 스티브가 비운 애플을 확실한 비전 방향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불안감이 회사 전체를 뒤흔들어 유능한 인재들이 이탈할지 모른다는 것도 포함된다. 그래서 그의 고뇌는 더 깊었을 게 뻔하다.

 

"'사업 운영의 달인'이라는 쿡의 평판은 취임 초창기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운영의 달인인 것은 맞지만 그만큼 무미건조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보신 주의자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에게는 전임자가 지녔던 카리스마와 맹렬한 추진력이 없었다. 문제는 사람들이 애플의 CEO라면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다고 기대한다는 데 있었다. 더욱더 나쁜 건 그에게 잡스가 과시했던 것과 같은 상상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p36 파멸이 예견되는 애플

 

쿡의 어린 시절 기억을 토대로 확장된 도덕적 기준은 분명 주목할만하다. 하지만 쿡의 자선전이기는 하다지만 굳이 스티브를 자선에 인색하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공공의 이익에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부각해 비교하려 애쓰는 건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는다. 그건 쿡의 성적 성향에 기인한 소수자의 영향이라고 스스로 밝히지 않았던가.

 

애플을 비롯한 IBM, 컴팩 등 다양한 기업에서 승승장구한 쿡의 성공적인 이야기는 솔직히 '난 놈들은 달라도 뭐가 다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적인 능력의 부러움을 넘어 인재를 보는 안목과 그들을 이끄는 리더십에는 질투심까지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그가 자라 온 성장 배경은 내 어린 시절이나 내 아이의 현재 모습이 투영되며 자괴감도 들 정도다.

 

이런 생각은 저자 역시도 했던지 팀의 업적을 신이 난 듯 소개한다. 쿡의 유통방식 개선이나 아웃소싱에 대한 발군의 실력을 소개한다. 하지만 중국 폭스콘의 기업 운영방식을 말 그대로 기업 윤리가 바닥인 회사처럼 비친다. 물론 뒤에서 쿡의 기업 윤리와 맞지 않았던 폭스콘을 두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쿡의 기업 윤리를 포장한다. 그런데 이런 포장에 잡스의 기업윤리가 정반대였는 일방적인 표현은 내용은 좀 불편했다.

 

그럼에도 어쩌면 누구나 입을 모으던 '대체 불가능한 잡스'를 대체한, 그것도 아주 잘 해내고 있는 쿡이 더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애플이 더 애플 다워지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 모든 내용이 쿡이 애플에서 이뤄낸 성과가 사실일지라도 딱 한가지 애플이 고객의 경형을 중시하는 고객 중심의 가치관을 가졌다는 내용엔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나 역시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유저로 대한민국에서 판매나 서비스는 분명 고객 중심이 아닐뿐더러 신제품 출시 이벤트는 이웃 나라들과도 차별이 심하지 않은가.

 

"애플에는 여전히 쿡을 지원하는 인재들이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런 의문이 따라붙는다. '애플은 과연 잡스는 지휘하던 시절처럼 혁신을 일궈낼 수 있을까?'" p392 여전히 혁신적인가?

 

마지막으로 질문처럼 아직은 쿡의 애플은 혁신적이지 않은 애플이 분명하지만 이 책은 쿡의 혁신과 그의 애플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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