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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교양/고전] 인생공부 - 삶의 고비마다 나를 지켜내는

by 두목의진심 2019.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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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힘이란 사람을 공손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아주 오랜만에 좋아하는 고전을 읽으며 깨달음을 얻으려 노력해본다. 공자와 한비자의 지혜를 글 몇 줄로 익히기는 어렵겠지만 천천히 곱씹으면서 되새기다 보면 언젠가 조금이라도 저자가 말하는 기쁨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는 1부에서 공자의 논어를 통해, 2부에서는 한비의 한비자를 통해 고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상을 현대로 끌어와 현재의 팍팍한 현실에 힘겨워 하는 현대인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혜를 정리해주고 있다. 딱히 삶의 고비에서만이 아니라 늘상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인생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은 책이다.

 

잘못을 살펴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子曰: '人之過也, 各於基黨, 觀過, 斯知仁矣.'"

"자왈: '인지과야, 각어기당, 관과, 사지인의.'"

"지혜로운 자의 잘못은 항상 지혜 때문에 생겨나며 효성스러운 자의 잘못은 항상 효 때문에 생긴다. 그러므로 똑같은 잘못일지라도 잘못이 일어난 전말을 잘 살펴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p57

 

"원한은 올곧음으로 갚고 은혜는 은혜로 갚으라"라는 공자의 지혜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공자가 말했다. '노력해서 언젠가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비록 채찍 잡는 마부라도 내가 하겠지만, 노력해서 될 것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자왈: "부이가구야, 수집편지사, 오역위지; 여불가구, 종오소호."

 

사방이 힘겹기만 현대인에게 공자의 이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억지로 해야하는 일이 아닌 마음가짐에서 즐거운 일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논어를 정독해본 적도 없거니와 한자에 대한 앎이 습자지만도 못하여 해설서가 없다면 읽어도 읽은 것이 아니다. 그 유명한 논어가 이럴진대 한비자야 말해 무엇하랴. 한비가 공자의 사상을 폄하(?) 하고 새로운 사상으로 대척점에 서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한비자는 모든 인간관계를 이익으로 맺어지는 관계라고 파악한다. 모든 사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 한비자의 인간관이다. 따라서 군주는 인재가 유혹당할 만한 이익을 제시하면서 인재를 구해야 하고, 신하들이 열심히 일할 만한 이익을 제시하면서 신하들이 공적을 쌓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의리나 충성과 같은 인간의 감정에 기대는 것은 다스리는 방법을 모르는 군주인 것이다." p375 충성을 요구하지 마라

 

읽다 보니 공자는 사람 중심의 세상을 한비는 법을 중심으로 세상을 꿈꿨다는 것도 알았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식과 적용의 문제가 아닐까. 무조건적 옛것, 혹은 사람이 중하다고 하거나 법이라는 잣대로 매몰찬 논리만 앞세운다면 어쨌거나 두 사상 다 사람 살기엔 팍팍한 세상이 아닐까 싶다.

 

공자의 말대로 과유불급이 되지 않도록 누구에게나 공평한 법 적용과 그러면서 사람의 형편을 살필 수 있다면 참 살기 좋은 국가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의 꼬락서니를 보면 그게 가능하겠냐마는 말이다.

 

고전이 주는 깨달음은 확연하다. 그래서 고전은 언제나 옳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늘 옆에 끼고 지혜를 얻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긴 하지만 그러기에는 크기가 작지 않다. 여백을 많이 비워놓기보다 크기를 줄여 들고 다니기 좋게 만들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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