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긴 추석 연휴에 띵가띵가 게으름을 부리며 읽을 책 중에 하나였다. 다소 늦은 지름으로 추석 연휴가 지난 후에 받아 보게 됐지만. #고구마라는 만화도 모르고 #도대체 씨도 모른다. 그런데 '도대체'라는 필명이 도대체 궁금해졌다. 도대체라는 어감이 뭔가 잘 풀리지 않거나 상당히 꽤나 귀찮을 때 주로 쓰는 단어인 듯해서 이 작가가 궁금했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는 그림이 복잡하지 않고 심플한 만화. 거기다 #그림일기처럼 일상을 담은 소소한 재미와 읽을거리가 담겼다. 나는 남한테도, 특히 아이들한테도 잘못하지만 일단 나한테 잘 못하고 있는 게 더 많으니까 '잘 하는 비법'같은 걸 배우고 싶었다. 부제에 '인생 기술'이라고 기술을 가르쳐 준다고 하지 않은가.
<사회생활 3>을 읽다가 뿜었다. '그렇지 이게 사회생활이었지!' 싶었다. 그리고 <퇴사>를 읽다가 오래 회사를 다니는 법에 대해 생각한다. 그동안 '빚을 많이 내면 된다!'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택배를 회사로 끊임없이 주문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싶다. 드디어 소소한 기술을 뿌리기 시작하나 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지옥이 '아직은 견딜만한 지옥'이라니.. 난 그 지옥에 빠져있음이 아닌가를 생각하게 했고, '지키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이라는 핑계에는 '그렇지 결국 일이든, 관계든 뭐든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지금 당장, 롸잇 나우! 하는 게 중요하다. 안다.'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크게 주억 거린다. 그러나 나도 저자와 같은 입장이라는 게 함정. 다만 지키지 못한다는 자기 성찰도 하게 한다. 히히 흐흐 읽다가도 '쿵'소리 들리는 무거운 소리도 할 줄 아는 작가다. 이 여자.
"자신감이 바닥인 날엔 인생이 실패한 증거를 열심히 찾게 된다." p177
"저마다 힘든 시기를 견디고 살아남아 무언가를 이루더라도 그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모두가 대단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179
"때로는 내 마음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척해 주는 사람이 고마운 것이다. p221
어려움을 이겨내는 사람들은 그저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p243
"인생은 종합세트니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받아들고 잽싸게 좋아하는 과자만 집어 들기 위해 치열함을 배우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인생은 그런 '종합세트'라는 말에 공감된다. 좋은 일도 때론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들도 내 마음대로 쉬이 고르거나 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어쨌거나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라는 말에 늘 그놈의 '복'을 기다리기만 하게 되는 게 아닐지. 왜 로또는 기다리는 '맛'만 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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