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째서 오열에 가까울 정도로 흐느꼈을까. 보는 내내 가슴 묵직이 내려 어떤 것이 있었다. 실어증으로 가슴에 담은 말은 입 밖으로 내뱉게 되면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 아이의 수다스러움은 과연 무얼 의미하는 걸까. 진실을 알고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니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걸까. 자신의 수다스러움으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다고 자신에게 떠 넘기는 아빠와 엄마의 말에 아이는 스스로 저주를 내려 입을 봉인한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는 자신의 불륜으로 이혼하게 되는 상황을 아이의 고자질로 벌어진 일쯤으로 탓으로 돌리고 떠나버리는 파렴치한 아빠와 불편한 사실을 알게 돼버린 일로 자신이 힘들게 일해야 하는 상황을 아이 탓으로 돌리는 엄마에게 자신의 잘못이 뭔지도 모른 채 입을 봉해야 했던 아이 준을 통해 어른들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말들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현실을 아이들의 우정과 격려, 응원, 긍정의 말들로 치유하고 있다. 스스로 계란을 깨고 서서히 성장하는 아이들을 통해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쯤 봉인하고 하지 못한 말이 있다는 생각에 공감이 된다.
요즘 바짝 날카로운 나 때문에 상처받고 있을지 모르는 아들에게 너무 미안해졌다. 그래서 너무 많이 아프고 너무 많은 눈물이 나버렸다. 정말 부끄럽게 만들고 반성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래서 너무너무 좋은 영화다. 마지막 영화가 끝나고도 준의 말은 계속 가슴을 묵직하게 누른다. 결국 껍질은 깨라고 있는 것이며 어쩌면 흰자와 노른자가 적당히 어울려 버무려지는 스크램블이 제일 맛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부로 하는 말은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니까.. 다시 되돌리 수 없으니까.. 후회해도 다시 되돌릴 수 없으니까.."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心が叫びたがってるん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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