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어린이가 있는 관계로 늘 오월이면 어벤저스를 보아온 느낌이다. 작년에도 이맘때 어린이를 위해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을 봤는데 올해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를 봤다. 어린이를 위해 선택한 영화였는데 반응은 시큰둥. "아빠, 왜 아이언 맨이 나쁜 걸로 나와요?" 초등학교 2학년짜리에게는 그리 보였나 보다. 정의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등지고 반대편에서 히어로들을 괴롭히고 혼자 왕따가 되는 모양새가. 아직은 신념이나 정의로움이 뭔지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난 그랬다. "다 나쁜 놈들이야. 지들끼리 싸우고 건물 다 부수고 비행기 작살내고 말이지" 라고 말이다.
우리가 히어로물에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이번 영화에서는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는 맘에 든다. 마블이나 DC 코믹스, 트랜스포머 등의 정의를 위해 악당을 쳐부수는 히어로들은 물론 통쾌하고 짜릿함을 준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다치고 죽고 수많은 건물들이 무너져 내린다. 과연 이들이 사람들을 지키는 영웅인가에 대한 회의가 들었던 문제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는 과연 히어로들이 전면에 나서 싸우는 동안 히어로들로 인해 죽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UN은 쉴드를 산하기관으로 편제 시키고 히어로들의 손과 발을 묶으려 한다는 이야기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우리 집 꼬맹이가 가졌던 궁금증인 "누가 옳으냐?" 에 대한 문제를 찾는 게 아니다. 각자의 신념대로 "무엇이 정의로우냐?" 로 대변되는 그들이 가진 딜레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거기에 화려해진 액션과 은근 슬쩍 마블의 캐릭터로 스며든 스파이더 맨과 블랙 팬서, 앤트맨 역시 돋보인다. 반면 개인적인 아쉬움은 좋아하는 헐크 나오지 않았다는 거지만 어쨌거나 이 영화의 백미는 각자의 신념대로 뭉쳐 편이 갈라진 채로 대결하는 장면이다. 떼로 몰려나오는 캐릭터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잘 살려 냈다는 느낌이다.
마지막 쿠키에서 등장하듯이 다음 편을 위한 복선의 중심엔 원터 솔저가 있다는 점에서 나름 기대도 된다. 세뇌당한 단어를 들으면 인간 최종병기로 변신하는 그가 왠지 매력적이지 않은가.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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