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제작된 <백악관 최후의 날> 속편인 <런던 해즈 폴른>은 1시간 40분 동안 게임을 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시종일관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에 헬기를 향한 탄도미사일까지 날아다니는 이 영화는 정말 화끈한 액션을 선사한다. 하지만 테러라는 민감한 문제를 부각하기 위해 너무 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노출하고 있다. 테러를 벌이는 이들이나 그들을 막으려는 이들이나 모두 가해자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치고는 각국의 정상들을 겁도없이 희생시키며 오히려 불안감을 부축기는 게 아닌가 싶다.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각국의 테러가 어느 특정 종교적 집단의 무분별한 학살행위나 종교적 차원의 내전 등으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일상다반사적인 일쯤으로 여겨질 정도로 빈번해지고 있는 요즘 상황을 비추어 보면 <런던 해즈 폴른>에서 발생하는 세계를 대상으로 벌이는 테러는 충분히 "있을 법" 한 일이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정치적, 종교적 문제로 벌이는 테러가 아닌 가족의 희생에 대한 복수라는 설정으로 특정한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희생에 대한 복수는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 두렵기까지 하다.
세계의 질서를 만든다고 자뻑하고 있는 미국의 이기심이 한 개인에 대한 복수로 이어지고 전 세계의 정상들이 모인 행사에서 터진다는 설정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과 코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의 설레발이 달갑지 않다. 어쨌거나 전쟁은 벌이는 쪽이나 막는 쪽이나 무고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결코 벌어져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런 연장선에서 <런던 해즈 폴른>은 테러로 무너질뻔한 미국의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무고한 희생을 강요하는 테러나 전쟁은 더 이상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에 초점을 맞워야 했다. 그래야 이 영화가 조금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다.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런던 해즈 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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