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달달한 영화를 본 듯하다. <좋아해줘>는 여섯 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세 쌍의 달달한 로맨스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쁘지 않다. 오래전 파란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의 명령에 마음을 타자치듯 그렇게 감정을 전달하던 <접속>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SNS 속 "좋아요" 버튼으로 바뀐 게 조금은 신기한 느낌이 드는 이 영화는 연애조차 사진과 좋아요 버튼에 목말라 해야 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감정 표현을 대변하고 있는 듯해서 재미있다.
관심을 받기 위한 연출된 자신의 일상을 올리고 좋아요 버튼에 목말라하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하듯 그렇지만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 듣지는 못하지만 구화(입 모양을 보고 대화를 하는 것)로 대화를 해야 하는 수호(강하늘)의 소극적인 연애는 왠지 가슴이 뭉클하긴 했지만 오히려 그런 수호에게 "잘생겨서 참는다는" 적극적인 연애를 퍼붓는 나연(이솜)의 모습이 자연스러웠을지 모르겠다. 또 알콩달콩 집주인과 세입자로의 관계에서 연인이 되는 성찬(김주혁)과 주란(최지우)의 모습은 SNS의 적극적인 활용법을 보여주는 모습들이 재미있다. 솔직히 경아(이미연)와 진우(유아인) 커플은 뭐랄까 그냥 판타지처럼 느껴져 별로다.
특별한 반전이나 감동을 주지는 않고 툭탁거리고 헤어지고 만나는 공간을 공항으로 설정한 것도 그렇고 뒷심이 딸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싫어요"가 없어서 "좋아요"를 누를 수밖에 없는 그래서 내 감정을 제대로 전할 수 없는 SNS 속 연인들이 군상들을 보다 보면 한가한 오후, 달달해서 살짝 기분 좋게 만들어지는 그래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좋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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