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트 오브 더 씨>는 미국 고전 "백경"의 모델이 되었던 사건인 에식스호 난파에 대한 이야기다. 난파와 90여 일의 표류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생존자 나이든(브렌든 글리슨)을 찾아간 작가 허먼(벤 위쇼)의 독촉으로 기억하기 싫은 일에 대한 회상을 더듬는 구조로 되어 있다. 나이든의 회고처럼 이 영화의 초반은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캡틴을 꿈꾸는 경험 풍부한 일등 항해사 오웬(크리스 햄스워스)와 포경 가문의 신참내기 캡틴 조지(벤자민 워커)의 대결구도는 상남자들의 자존심 대결이 그 시작이지만 다소 아쉬운 건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관점 포인트가 포경이라는 거친 남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 내면으로 향하면서 거친 바다의 긴장감 넘치는 스펙터클한 어드벤처물이 아닌 휴먼 드라마가 된다는 것이다.
폭풍우가 밀려드는 한복판으로 기세 좋게 배를 몰아가는 조지와 그걸 말리는 오웬의 기싸움을 통해 흥미진진하던 대결구도가 괴물이라 불리는 모비 딕의 이야기를 듣고 급작스럽게 해소된다. 그렇게 인간의 욕망 앞에서 의기투합하는 두 남자의 모습을 조명한다. 선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포경 집안의 아들인 자신의 명예와 캡틴이 되고 싶은 일등 항해사의 욕망으로 점철된 두 남자는 괴물을 찾아 항해를 시작한다.
드디어 그 괴물을 만나게 되고 환희에 찬 그들의 공격이 시작되지만 오히려 그 괴물의 공격에 모든 것을 잃고 자연 앞에 한없이 초라한 인간의 존재를 깨닫는 오웬과는 달리 신이 모든 피조물 앞에 위대한 인간을 창조했다고 강조하며 작살을 준비하는 조지를 통해 메세지를 설파한다. 그리고 기회가 왔음에도 모비 딕의 눈을 보며 더 이상 작살을 던지지 못하는 오웬의 행동으로 정작 괴물은 모비 딕이 아닌 인간의 욕망이라느 점을 확실히 보여주며 영화는 더 이상 포경이라는 다이내믹하고 스펙터클 한 영화가 아니라 메시지 충만한 영화가 돼버리며 슬그머니 끝을 낸다. 게다가 마지막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부와 명예를 포기하는 오웬과 그의 정의를 보며 조지 역시 자신의 신념을 선택하며 영화는 그렇게 끝난다. 다른 재난 영화와는 달리 재난에만 집중되지 않고 생사를 넘나들며 보이는 인간 내면의 이야기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든다.
글 : 두목
이미지 : 영화 다음 "하트 오브 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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