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의 고전인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B612라 불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행성에 사는 어린왕자의 이야기다. 순수함의 결정체인 어린왕자가 호기심과 외로움에 누군가와의 관계를 맺는 이야기인 어른에게 들려주는 동화라는 것은 동심을 잊은 어른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과연 어린왕자는 아이들 용이 아닌 어른 용인가 보다. 함께 본 아들녀석은 지루함을 호소한다. 반면 나와 아내는 쏟아져 내리는 별을 보며 울컥해져 버렸다.
영화 <어린왕자>는 이미 늙어버린 조종사가 아직 동심의 어린왕자를 찾으려 비행기를 수리하면서 옆 집 소녀와 관계를 맺는 이야기다. 소녀의 엄마는 소녀의 인생 계획표를 만들고 그 계획표대로 움직이면 "훌륭한 어른"이 된다고 한다. 소녀는 엄마의 뜻대로 재단된 계획표대로 살다가 우연한 계기로 옆 집 조종사 할아버지를 만난다. 모두 똑같이 만들어진 집과 정원의 각 잡힌 나무까지도 이미 계획되어진 도시에서 유일하게 자기 멋대로인 조종사 할아버지의 집에서 소녀는 비로소 인생의 '색'을 만난다. 할아버지가 만난 어린왕자의 이야기에 매료되 버린 소녀는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고 결국 소녀는 의식을 잃은 할아버지의 상상 속 어린왕자를 찾아 간다는 이야기.
원작의 이야기에 약간의 상상력을 덧입힌 영화 <어린왕자>는 스톱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CG가 돋보인다. 잔잔함을 너머 지루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릿한 이야기는 자신만의 장미를 잊어버린, 이미 성장한 어린왕자를 소녀가 만나는 장면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소중한 것에 대한 의미", "길들인다"라든지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을 울리는 무엇이 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는 풍부한 색감과 질감의 이미지 역시 가슴에 남는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 준다.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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