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가 슈렉과 마다가스카 이후 이렇다 할 주목받은 작품을 내놓지 못하다가 <쿵푸 팬더>로 다시금 활력을 찾은 후 벌써 3편이 개봉되었다. "쿵푸"로 영웅을 만들기 시작한 이래 내면의 평화를 다스리는 포(잭 블랙)를 다룬 전편과는 달리 진정한 포를 느끼게 해주듯 계곡을 지키는 용의 전사가 되었음에도 방정맞고 덜렁대는 예전의 포로 돌아 왔다. 3편에서 새로 등장하는 500년 전 최고의 악당 카이(J.K 시몬스)가 등장해 절대 맞수의 액션을 보여준다. 사실 오프닝이 시작되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무중력 공간의 영혼계에서 벌어지는 우그웨이 대사부와 카이의 화려한 결투씬이 영화에 몰입하게 해준다.
<쿵푸 팬더 3>의 주제인 '나답게'에 걸맞게 포를 비롯한 모든 팬더들이 자기가 '잘하는 것'으로 수련하는 장면은 코믹스러우면서 이 영화의 특징을 잘 살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포의 거위의 자손이 아닌 팬더의 자손으로 '정체성 회복'을 위한 아빠 찾기는 사실 뜬금없고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에서 꼭 필요했다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포는 정체성 회복과 비밀의 공간인 팬더 마을에서 팬더처럼 살면서 "기"를 수련한다. 이처럼 대놓고 중국스러운 <쿵푸 팬더 3>에서 보여주는 특징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악당 카이는 전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 영혼계와 현실의 쿵푸 마스터들의 "기"를 흡수하려 하고 이에 맞서는 포는 자신도 알 수 없는 힘의 원천인 "기"를 수련해서 그런 카이에 맞서려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동양적인 신비라 할 수 있는 "기"를 보여주는 <쿵푸 팬더 3>는 여전히 유쾌하고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래도 줌 아쉬웠던 점은 처음부터 상당한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흠뻑 취하기는 했지만 "기"를 다루는 주제였던 만큼 기를 표현하는 대결은 조금은 느릿한 속도로 표현됐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다. 잭 블랙의 쉬지않고 쏟아내는 깨방정 대사로 봤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아이들과 보는 만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더빙판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얼마남지 않은 겨울방학의 끝자락에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딱 좋은 영화다.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쿵푸 팬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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