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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6

[철학/낭독리뷰]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팬데믹을 철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 이유 틈새로 노려보는 듯한, 이 시대의 손꼽히는 철학자 지젝의 눈빛이 강렬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던 책이다. 팬데믹 2년 차, 사람들의 입에서 "감기 같은 거야"라는 말이 오르내린다. 정말 그런가? 방역 선진국이라는 한국의 어제(2021.7.13 기준) 확진자는 1,615명이었다. 전 세계는 셀 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밤거리를 배회하고, 심지어 조금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역을 넘나들며 술 파티를 벌인다. 이들은 공공의 적인가? 지젝은 서문을 통해 팬데믹의 실체를 독일 헤비메탈 그룹 람슈타인의 노래로 이야기한다. 인간에게 삶은 살아가려는 적극적인 의미이자 선택이고 그래서 살려는 의지를 잃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데 이런 살려는 적극적인 선택적 의지가 할 수 없는 것들로 그냥 살아가야.. 2021. 7. 14.
[정치/비평]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극단과 광기의 정치 가족끼리도 정치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그 세계는 끼리끼리 생각이 다르다. 서로에 대해 눈도 귀도 닫고 자신이 보려는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귀를 닫는 바닥이 정치판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크게 관심을 쏟지 않는 나 역시 아내와도 가급적 정치 얘긴 안 하려 애쓴다. 남과 북, 백인과 흑인을 하나로 묶었던 링컨의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의 민주주의 200년 가까운 역사도 트럼프 앞에 분열과 반목되는데, 반세기 그것도 그중 반 이상을 군부 독재였던 한국의 어설픈 민주주의가 이렇게 극단의 분열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숨 가쁘게 만들어냈던 근대화 속에 엉겁결에 이뤄냈던 투쟁의 민주주의여서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힘으로 찍어 누르려하고 반대쪽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여론을 만들려는 일들. 프.. 2021. 4. 12.
[역사/세계사] 폭군 이야기-시대를 움직인 뒤틀린 정의 "무늬만 민주주의인 체제에서 살면서도 그것이 폭정인 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폭정 행위를 떼어내 인지할 수 있다." 이 책, 는 저자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과연 폭정은 건설적이거나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라는 것인데 "정말 그럴까?"라는 의문이 든다. 이 말은 정의에 위배되지 않은가? 그래서 '뒤틀린 정의'라고 부제를 달았을까? 전 세계가 고도성장을 통해 얻은 대부분의 이익을 국민에게 고루 배분하지 못함으로 심각한 빈부의 격차가 생긴다. 이런 문제로부터 '왕'이건 '리더'건 자질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고대 로마가 천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왕이 폭정을 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펼치려는 자세를 보인다면 좀 너그러운 마음으로 왕의 .. 2017. 3. 9.
[문학/에세이] 이재명은 합니다 - 무엇을 시작하든 끝장을 보는 사람, 이재명 첫 자전적 에세이 "희망과 시련은 늘 함께 다닌다. 하지만 시련의 역할은 사람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희망의 강도와 절실함을 시험하는 것이다." p26쪽 단호함이 묻어나는 제목이 끌린다. 남들 다 안 하겠다고, 못하겠다고 하는데 난 하겠다는 의미일까? 어쨌거나 자전적 에세이가 다 그렇듯 자신의 이야기가 특별함을 담고 있다는 것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이미 제목에서 한점 먹고 시작하는 느낌이다. 저자는 현직 성남 시장으로 자신의 과거를 밝히기 꺼릴만한데 불편한 가족사에서부터 자신의 장애에 얽힌 내용도 담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나름의 강렬함을 끌어내기 위해 아버지와 셋째 형의 이야기를 풀어 놓은 게 아닌가 싶다. 가족을 내팽개치고 돌보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소회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라는 다짐이, .. 2017. 2. 17.
[리바이어던 :: Leviathan] 뭔가 많은 이야기들이 머리 속을 어지럽게 만드는 영화 동구권 영화. 특히 억양강한 러시아 영화는 오랜만에 본 듯하다. "2014년 세계가 선택한 걸작"이라는 을 봤다. 찝찝하다. 우울하다. 욥의 울부짖음이 머리 속을 맴돈다. "왜 하필 접니까!" 은 사회고발 영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아닌 것도 아니다. 영화가 어려운 만큼 여운도 오래 지속되고 있다. 여의도에 군집해있는 쓰레기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 영화를 보고 깊은 울림이 있는 영화는 그 뜻을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역시 그랬다. 1651년 토마스 홉스의 책에 당시의 절대권력이었던​ 가톨릭의 종교적 권력의 잘못된 사상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절대권력을 괴물로 표현했다 한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장치에서 충분히 말하고 있다. 바닷가의 거대한 고래 뼈 앞에서 고개를 파묻고 좌절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로마를.. 2015. 5. 25.
[문학/소설/싸드] 작가의 상상력에 멈춘다면 흥미로운 소설이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김진명의 소설은 몰입도가 굉장하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그의 소설 역시 앉은 자리에서 끝을 봐버리게 만드는군요. 독자의 흥미를 최대한 이끌어 내서 빠져들게 만드는 점은 가히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작품은 그동안 연재하던 집필을 멈추고 집필했다고 해서 관심이 있던 책이었습니다. 헌데 읽고 나니 그 내용이 실로 엄청나군요. 솔직히 이게 소설일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 국내에 현재 진행중인 ​주한미군의 평택 집결과 고공 레이더 조준망인 X-Band를 장착한 싸드의 국내 유입을 검토중인 시점에서 작가의 시점을 적절히 녹여내 펼치고 있는 작가의 필력이 실로 엄청나다고 느껴집니다.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력이고 어디까지가 진행중인 사실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더우기 중.. 2015.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