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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6

[에세이/낭독리뷰] 오늘을 견디며, 사랑하며 이리 가슴을 졸이게 만들 수 있을까. 띠지만 봐도 이미 어떤 내용인지 충분히 짐작 가능한데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요동치는 내 감정을 걷잡을 수 없다. 심지어 난 작가들을 지켜보기도 하지 않았던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공감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임에도 작가들의 삶을 보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에서 방관자 혹은 오지라퍼였음을 깨닫게 한다. 보고 있었지만 보지 않으려 했던 건 아닌지. 장애아를 키우며 산다는 것을 매일 매시간 어쩌면 매 순간 가슴 바닥부터 차곡차곡 눌러 놓았을지 모른다. 아이의 존재로 자신이 점점 지워지는 느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쯤은 굳이 지적해 주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순간순간 위축되고 조그라 들어 구겨진 주름에 다림질이라도 해야 할 정도가 된 다음에야 하.. 2021. 11. 26.
[인문/낭독리뷰]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이 책은 미국 양육활동가이자 작가로 발달장애인인 자신의 아이와 보다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부모들과 함께 틸트 페어런팅(TiLT Parenting)을 설립,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실천적 양육법을 전파하는 데보라 레버의 양육 에세이다. 장애인복지관에 있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다른' 아이가 많다 보니 그렇지 않은 아이가 되려 '다른' 아이가 된다. 이 책은 이처럼 다른 것에 대한 기준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언제쯤이면 타인에게 우리 아이가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까 싶다. 깊은 한숨부터 내뱉고 읽게 된다. 옮긴이의 말이 책 말미가 아닌 서두에 있는 이유를 알만하다. 어쩜 이리 조목조목 옳은 말만 하는지 울컥하지 않을 .. 2021. 7. 17.
[아동/육아] 우리 아이는 발달장애가 아닙니다 복지관에서 일하다보니, 아니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발달장애'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것도 아니라니. 요즘 주변에 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종종 만나게 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담았을지도 모른다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치료적 접근일까, 일상생활 접근일까 혹은 전문적인 PCP(사람중심계획, person centered planning) 접근일까 하는 생각이 프랑크 소시지 꿰듯 줄줄이 엮였다. 사회복지 일을 하긴 하지만 발달장애 전문가는 아니라서 IN-Child (Inclusive Needs Child)라는 용어가 생소했다. 포괄적 교육(지원)을 필요로 하는 아동이란 뜻이라는데 꽤 흥미로웠다. 문득 고차뇌기능장애와 유사 개념인지 궁금했다. 아니면 자폐성 장애 부분일까. .. 2020. 9. 27.
[정신/심리] 나만 바라봐 - 주목받지 않으면 못 견디는 현대병, 경계성 인간 분석서 책 뒤표지에 '지금 이 시대에, 이런 사람들이 왜 이렇게 급증하는 걸까?'라는 문장이 확 들어왔다. 처음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 이란 생각이었고 바로 이어 '급증'이라는 단어에서 '발달 장애'가 떠올랐다. 그래서 직업은 못 속이나 보다. 복지관에서 근무하다 보면 이 책에 소개되는 유형의 사람들을 꽤나 자주 만난다. 그나마 비교되는 사람들이 유명한 작가나 예술가들이라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비슷한 유형의 불안한 심리적 기저를 다룬 저자의 또 다른 책 을 읽었던 터라 더 흥미로웠다. '경계성 Borderline' 심리 장애, 신경증은 아니며 정신병과는 구분되는 '증후군'이라고 정의하는 이 상태는 '누구나 경계성 인간이 될 수 있다'라는 저자의 말이 마치 선언처럼 들린다. 현대 사회에서는 타인과의 관계를.. 2018. 12. 30.
[교양/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 한국에서 10년째 장애 아이 엄마로 살고 있는 류승연이 겪고 나눈 이야기 서평단에서 미끄러지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장애'에 대한 이야기. 그것도 당사자가 아닌 최전선에서 힘듦과 싸우고 있는 엄마의 이야기라니 읽고 싶었다. 그런데 읽으면서 참 할 말이 많아지는 책이다. 는 장애 전반적인 정책에서부터 장애아를 키우는 어려움을 나누며 몸소 체득한 그동안의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솔직히 "이 엄마 아직 장애 수용이 안된 거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장애'로 본인과 가족의 행복이 산산이 부서졌다는 식의 이야기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 읽다 보니 꽤나 의미 있는 책이다. 사실 복지관에 다니는 장애아 혹은 청년이 된 장애인과 함께 다니는 부모들(대부분이 엄마다)의 표정엔 늘 고단함이 짙게 묻어있다. 오죽하면 그런 부모를 쉬게 해주자는 '가족돌봄제도'가.. 2018. 4. 24.
[문학/에세이]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 과연 신은 정의로운가. 드라마 도깨비에서 신은, "너희에게 운명을 주었고, 나는 질문하는 자다. 질문에 대한 답은 너희가 찾아라."라고 한다. 인간의 운명에 대한 삶의 방향에 대한 기가 막힌 표현이 아닌가 싶었다. 하여 매우 곤란하게도 이 책을 읽으며 그 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장애 당사자와 그 가족의 고통이 예사롭지 않았다. 자꾸 도깨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좀 그렇지만 하도 인간사에 대한 울림이 있던 드라마여서 좀 가져다 쓴다. 전생에 감당하기 힘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기억을 지우고 죄지은 자들에 대한 분노를 삭여야만 하는 벌을 받으며 저승사자가 된다 하였다. 한데 장애인은 무어란 말인가, 죄를 어정쩡하게 지어 사람으로 환생하지 못하고 사람이되 사람대접 못 받는 장애인으로 태어나는.. 2017.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