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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TV18

[에세이/낭독리뷰] 오늘을 견디며, 사랑하며 이리 가슴을 졸이게 만들 수 있을까. 띠지만 봐도 이미 어떤 내용인지 충분히 짐작 가능한데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요동치는 내 감정을 걷잡을 수 없다. 심지어 난 작가들을 지켜보기도 하지 않았던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공감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임에도 작가들의 삶을 보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에서 방관자 혹은 오지라퍼였음을 깨닫게 한다. 보고 있었지만 보지 않으려 했던 건 아닌지. 장애아를 키우며 산다는 것을 매일 매시간 어쩌면 매 순간 가슴 바닥부터 차곡차곡 눌러 놓았을지 모른다. 아이의 존재로 자신이 점점 지워지는 느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쯤은 굳이 지적해 주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순간순간 위축되고 조그라 들어 구겨진 주름에 다림질이라도 해야 할 정도가 된 다음에야 하.. 2021. 11. 26.
[에세이/낭독리뷰] 배신하지 않는 것은 월급뿐이야 하… 시작부터 보스를 향해 아부성 강한 멘트를 날리며 자신 같은 사람도 있다고 이토록 강렬하게 어필하는 생계형 직장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가, 잠시 고민됐다. 제목을 보고 그의 직장 생활에선 유토피아스러운 이유가 가득할 것 같았다. 나와 다른 세계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란, 뭐 월급의 배신 따위를 운운할 정도니 도긴개긴이긴 하겠지만 여하튼 직장은 나를 갉아내야만 살아남는 곳이라는 절박함에 사로잡혀 사는 인간인 내게는 무척 호기심을 부추기는 부류는 분명하다. 나와 다른 부류지만 희한하게 공감된다. "지금 내 길에서만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가장 '잘 ' '알'고 있으니 조언은 사절이다." 40쪽 촌철살인이란 말이 적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싶을 정도로 표현이 강렬하다. 뚜러펑을 들이부어 변기를 뚫.. 2021. 11. 23.
[경제경영/낭독리뷰] 전기홍의 카페 창업 X파일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카페를 장담하는 소제목에 이끌린 책이다. 난 솔직히 커피는 마니아라고 하기엔 쪽팔리고 그냥 많이 마시는 중독자에 가깝다. 아메리카노를 노래만큼이나 좋아하지만 세계에서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는 노란색 스틱 커피가 입맛에 딱인 사람이다. 그런데 자발적 은퇴를 꿈꾸는 요즘 생계수단으로 딱히 떠오르는 게 커피와 책방이라서 혹했다. 한데 이 두 개를 다 탐욕에 가까우리만치 한자리에서 꾸려보고 싶은 데다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놈 안 잡는' 그런 여유만만한 주인 자리를 꿈꾸는지라 저자가 제시하는 10년이라는 장기 계획을, 그것도 망하지 않고 세울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마케터와 카페를 투잡으로 시작한 카페 창업에서 지금은 커피부터 프랜차이즈와 용품 .. 2021. 11. 21.
[경제·경영] 2022 한국경제 대전망 합종연횡(合從連衡), 횡과 종으로 연합한다. 혹은 약자가 연합하여 강자에게 맞서다. 출전: 사기(史記) 현실은 뜻과는 살짝 다르게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심기라는 게 속뜻이다. 중국을 견제하자고 미국이 유럽과 손을 잡는 모양새라니. 경제를 일도 모르는 경린이인 나로서는 프롤로그만으로도 의미심장 해진다. 한편 중장기나 프로그램 기획에 지겹도록 봐왔지만 제대로 분석은 남의 일처럼 느껴진 스왓(SWOP) 분석을 국가 경제에 적용한다는 것도 재밌다. 내용은 4부, 에필로그를 포함 27개의 국내외 전망을 다루고 있는데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는 사이 한국의 숨통은 어디로 트일 것일지 진단하는 내용이 길게 이어진다. 이어 코로나19 시대의 불확실성은 현물 시장이 아닌 금융 시장으로 몰려가는데 그 돈의 흐름.. 2021. 11. 19.
[사회학/낭독리뷰] ‘장판’에서 푸코 읽기 - 장애의 교차로에서 푸코를 만나다 푸코가 뉘신지 알지도 못한 채 귀동냥은 한 게 있어 낯익은 이름이라 장애를 바라보는 그의 철학이 궁금했다. 나는 진보적 장애 운동(일명, 장판)에서 활동한 적도 없지만 당사자라는 정체성은 장판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냉정과 열정을 오간다. 뻑하면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도로를 기어다는 그들과 한편 그들이 그렇게 이끌어 낸 것들을 그저 향유하면서 복지관 투어를 하면서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섭렵하면서 장애인이란 특권을 누리는 그들 사이에서 당사자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 부분에서 밝히는 바는 복지관 투어를 한다는 건 비약일 순 있겠지만 일할 수 있음에도 일할 권리를 저버리고 사회보장에 의존하며 시간을 향유하는 자들에 국한한 표현이다. 어쨌거나 장판을 무대로 활동하는 이들이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쟁취나.. 2021. 11. 12.
[인문/낭독리뷰]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인공지능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 코비드(COVID-19) 시대로 대변되는 빠르지만 예측 불가한 현시대의 화두는 최첨단의 기계가 아닌 단연코 '사람'이 중심인 인문학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오죽하면 휴먼 서비스인 사회복지가 유망직종으로 거론되는가 말이다. 여담이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사실, 사회복지는 아주 박봉의 극한 직업이다. 어쨌든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을 바꿔가는 최첨단 기술의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AI를 통해 인문을 이야기하려는 저자의 용기에 호기심 생겨 읽게 된 책이다. ​깊은 어둠, 혹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터널로 표현되는, 결국 인류는 '종식'이 아닌 '공존'을 선택한 코비드 시기를 중세 유럽 암흑기인 페스트 시기와 비교하며, 당시에 등장한 문학 거장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글.. 2021.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