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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낭독리뷰] 전기홍의 카페 창업 X파일

by 두목의진심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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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카페를 장담하는 소제목에 이끌린 책이다. 난 솔직히 커피는 마니아라고 하기엔 쪽팔리고 그냥 많이 마시는 중독자에 가깝다. 아메리카노를 노래만큼이나 좋아하지만 세계에서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는 노란색 스틱 커피가 입맛에 딱인 사람이다.

 

그런데 자발적 은퇴를 꿈꾸는 요즘 생계수단으로 딱히 떠오르는 게 커피와 책방이라서 혹했다. 한데 이 두 개를 다 탐욕에 가까우리만치 한자리에서 꾸려보고 싶은 데다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놈 안 잡는' 그런 여유만만한 주인 자리를 꿈꾸는지라 저자가 제시하는 10년이라는 장기 계획을, 그것도 망하지 않고 세울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마케터와 카페를 투잡으로 시작한 카페 창업에서 지금은 커피부터 프랜차이즈와 용품 디자인 플랫폼 영역까지 무한 성장하는 그가 커피 창업의 전반적이고 거의 실제적인 커피 창업 노하우를 전수한다. 보아하니 책 내용은 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 있으니 시청각 교육도 되겠다 싶다.

 

"운이 따르려면 그 운이 내게 작용하도록 행동해야 한다." 26쪽

 

내용은 딱히 카페 창업에만 국한된 내용이라기 보다 전반적인 업종도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다 싶다.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목'이나 임대인의 성향, 권리금 등 매장 선택의 중요성, 쓸만한 정보 탐색에서 이벤트와 카페 아이덴티티 만들기에다 마진율 매직 등 알아두면 쏠쏠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카페 운영에 단연 중요한 것이 커피 맛과 분위기이겠지만 읽다 보니 커피 장인이 아닌 다음에야 핸드드립으로 우아하게 커피를 내려주는 거나 복잡한 완전 수동 커피 머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바리스타 정도가 되어야 그나마 성공하는지 궁금해진다. 있으면 좋겠지만 로스팅부터 커피 아트까지 제공하지 못하는 무자격 바리스타가 반수동 혹은 자동 머신으로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숍은 말도 안 되는 일일까 싶다. 솔직히 나는 책방 옆 카페가 하고 싶지, 카페 옆 책방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서 커피 장인까지 되자니 시작 전부터 숨 가쁘다. 책방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과 음악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안다. 그 속에 앉아 있으면 뭘 해도 행복할 게 뻔하다.

 

하...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카페를 너무 얕잡아 봤음을 느끼게 된다. 한집 건너 한집이 카페다 보니 적당히 다들 입에 풀칠은 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도 이런 생각을 우려하면서 체크해야 할 것들과 창업 전과 후에 카페 투어를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충고를 잊지 않는다. 또 유동 인구나 목, 인테리어 등 누구나 다 알만한 것들이 아니라 메뉴 구성이나 재료의 활용도까지 다루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이 많은 노하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다름 아닌 '베껴라!'다. 카페 투어를 하면서 기존 카페의 인테리어, 메뉴 구성, 직원들의 서비스를 비롯 다양한 것들을 베껴 자신의 매장에 맞도록 변화와 시도를 통해 참신하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라는 벤치마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듣고 보니 공감되고 나중에 꼭 그리해봐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은 커피도 앱으로 배달이 된다는 거다. 놀라운 신세계랄까? 근데 아아를 시키면 가는 동안 얼음이 살아남을까? 만약 녹는 양을 가늠해 미리 진하게 만드나? 그럼 천재 아닐까? 아무튼 이렇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 많다. 하여 저자의 노하우를 베끼기 좋은 책이다.

 

 

카페에 무슨 운영 메뉴얼인가 싶은데 설득되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레시피 노하우를 천기누설한다. 근데 이게 당최 근자감이 아닌 수준인데다 커피에 진심인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게다가 부록은 '혼자서도 실패 없는 카페 창업 노트'다. 이 노트는 카페 창업에 필요한 노하우를 꼼꼼하게 복기해 볼 수 있는데 자금 운용, 사업계획서, 상권 분석과 매장 입지, 매장 꾸미기로 구성되어 있어 꼭 읽어 볼 필요가 있겠다 싶다.

 

 

이 책은 폭넓은 저자의 노하우를 실전 사례를 바탕으로 A에서 Z까지 담고 있다 느낄 정도로 창업 알짜 정보가 가득하다. 창업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구미에 맞는 달달하고 막연한 소리로 보랏빛 환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창업 전과 후의 변수나 현실적 장벽도 꼼꼼하게 체크해 주고 있어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준비하는 사람에겐 안성맞춤 가이드북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반말 비슷한 구어체로 계속되는 조언은 영 익숙해지지 않았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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