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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낭독리뷰]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by 두목의진심 202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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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 코비드(COVID-19) 시대로 대변되는 빠르지만 예측 불가한 현시대의 화두는 최첨단의 기계가 아닌 단연코 '사람'이 중심인 인문학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오죽하면 휴먼 서비스인 사회복지가 유망직종으로 거론되는가 말이다. 여담이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사실, 사회복지는 아주 박봉의 극한 직업이다. 어쨌든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을 바꿔가는 최첨단 기술의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AI를 통해 인문을 이야기하려는 저자의 용기에 호기심 생겨 읽게 된 책이다.

 

​깊은 어둠, 혹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터널로 표현되는, 결국 인류는 '종식'이 아닌 '공존'을 선택한 코비드 시기를 중세 유럽 암흑기인 페스트 시기와 비교하며, 당시에 등장한 문학 거장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글로벌 토론장인 멍크 디베이트에서 기술 발전이 미래를 낙관한다는 이야기는 '미래의 지향점은 과연 기술의 발전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

 

또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에서 과연 나는 어느 쪽인가 싶기도 하고. 기술의 발전이 인간이 가진 불편을 해결해 주리라는 믿음, 예컨대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은 시각장애나 혹은 기기 조작이 어려운 이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사해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유토피아적이다. 하지만 그런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건 분명 일부 계층일 것이라는 예측 가능한 점은 더욱 극심한 소외를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디스토피아적일 수밖에 없다.

 

기술의 발달만 추종하는 인간이 과연 유토피아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은 결국 디스토피아의 관점에 서게 한다. 그리고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늘 소외계층을 마주하는 직업이다 보니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는 심각하고 또 점점 그들의 어려움에 무뎌지는 개인이나 사회를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런 세상이 유토피아스럽다면 그게 더 이상 하지 않을까.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필두로 르네상스형 인재가 불확실한 시대를 이끌어 가리라는 저자의 예측은 다시 인류를 휩쓴 코비드라는 바이러스가 불러온 시대적 사상의 변화가 신(新) 르네상스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얻는다. 유럽을 혼돈으로 빠트렸던 페스트를 교훈 삼아 위기의 상황을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다방면의 전문가들의 지적에 이견이 있을 수 있을까. 아울러 저자는 코비드 시대, 르네상스형 인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유와 연대를 바탕에 둔 창의성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타고난 재능에 불을 지펴야 한다. 이는 결국 교육기관이 아닌 자신에게 달렸다." 83쪽

 

스탠퍼드 디 스쿨, 티나 실리그 교수의 말은 기본적으로 스스로의 재능을 믿고, 발견하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재능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는 말인 것 같아서 놀랍다. 청소년기는 물론 청년 어쩌면 중년이 되고 나서도 본인의 재능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는 점에서 곧 펼쳐질 미래는 이들에게 가혹할지도 모르겠다. 반면 어떤 이들에게는 자기 긍정 혹은 효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트리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불확실하게 그러면서 거침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디지털 기반의 기계화 시대'가 분명하고 일자리를 기계에 뺏긴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나 그런 흐름에 벗어난 이들에겐 퍼펙트 스톰이 될지 모른다는 건 너무 부정적으로 비약된 건 아닐까 싶다.

 

너무 낙관론일 순 있을지 몰라도 기계에 넘겨준 '일'은 굳이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일지도 모르고 설사 그게 아니라도 인간이 할 수 있는 고유하거나 독창적인 또 다른 형태의 '일'이 생겨나지 않을까. 또 인간은 연대를 통해 충분히 성장하는 종(種)이라서 많은 이들이 흐름에서 벗어난 이들을 지키려는 공유나 연대에 공감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인류는 그렇게 절망적인 건 아니라고 본다.

 

저자는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그에 따른 빈부격차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예측 가능하다. 그래서 기본소득 같은 공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인간 실존의 철학적 사유나 문화의 발달과 콘텐츠의 공유로 국가의 경계는 흐려진다고 설명한다. 이를 토대로 미래는 인간이 인간다워지려는 노력이 멈추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 바로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나아가 인문과 기술이 융합되는 접점에서 폭발적인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는 설명은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과 인공지능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예측 불가능한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우리는 깊은 성찰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인류가 앞으로 대비할 중요한 덕목이 바로 인문학이라 강조하는데 충분히 공감하고 필요하다. 한데 이런 예측 불가한 시대를 만든 것도 만들어 가는 것도 인류라는 점에서 보자면 도래하는 미래가 좀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건 아닌가 싶은 점도 없진 않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하는 점은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인류가 걸어야 할 희망적인 행보에 앞으로 주역이 될 청소년들에게 정체성과 가치관을 세우는데 깊게 고민하고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인문학적 통찰로 혁신을 이뤄낸 스티브 잡스부터 일론 머스크 등 세상을 바꿔가는 다양한 인물들과 미래 학자를 포함해 AI를 비롯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버스까지 신르네상스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유와 그를 통해 대체불가한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 낼 길을 제시한다. 단순한 지식의 열람이 아니라 청소년 도서답게 이론적 배경을 인문학적 해설을 곁들여 핵심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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