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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9

[인문] 글쓰기 교본의 정수 <선택받는 글쓰기> 표지에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라고 자신 있게 박아 놓은 문장에 눈이 부셨다. 이 책 한 권이면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기분 좋은 꿈이 시작되려나 싶다. 저자 유수진은 시문학 신인 우수작품상 이외 여러 시와 소설로 상을 받은 작가다. '자꾸 변명 같은 문장을 슬쩍 끼워 넣고 싶었다'라는 시적인 문장이거나 '그나마 발목에 달린 방울 소리가 경쾌해서 언덕을 오르는 일이 아름다웠던 거야'라는 문장은 급한 마음에 걷다 자꾸 문턱에 걸리는 것처럼 턱턱 걸렸다. 그런 그의 경험을 담은 글쓰기가 기대됐다. "나도 반짝이고 싶다고 말하고 싶어서, 건전지가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이러쿵 저러쿵, 주저리주저리 생각하고 늘어놓는 일, 그것이 바로 글쓰기다." 24쪽, 객관적인 상관물이 무엇일까? 건전지 .. 2024. 2. 29.
[자기계발] 마음 챙김의 정수, 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제목과 같은 말을 여러 심리 관련 책에서 많이 봐왔다. 나름 실천하는 중이기도 하다. 누구나 관계에서 타인에게 감정이 휘둘리는 일이 많은 세상 아닌가. 한데 문득 문득 타인의 감정을 살피지 않는 '직설적'으로 포장된 말들이 무례함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을 자주 본다. 나 역시 그러고 있으리라는 짐작이 들기도 하지만. 제목에 '가르침'이란 타이틀을 버젓이 내 건 책의 저자도 그렇고, 장사에 대한 조언을 독설을 쏟아내는 걸로 유명세를 떨치는 유튜버도 그렇다. 그들을 읽고 보다 보면 꽤 많은 지점에서 불쾌한 감정이 든다. 그렇게 타인의 감정이야 어떻든 상관없다는 식의 말과 행동들. 정말 내 감정만 괜찮으면 괜찮은 걸까? 초등학교 교사였다가 작가이자 강연가로 활동하는 캐런 케이시는 불행한 유년기와 알코올과 약물중.. 2023. 10. 26.
[에세이] 마음을 나눈 이야기가 그림책 에세이가 되었습니다 -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자아 여행 그림책은 아이들의 세상이라 치부했는데, '그림과 시와 스토리가 있는 종합 예술'이라는 저자의 말에 잠시 멈칫 했다. 그랬나? 혹은 그랬던가? 어린 시절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듣던, 공부하란 소리에 집어 들었던 그런 책쯤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와 생각하면 아이들은 그러면서 자기의 세상을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와 모여 어울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다는 판타스틱 한 이야기에 책을 집어 들었다. 나는 생면부지의 타인과 얼굴을, 눈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려움이 있어 그런지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게다가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니 흥미로웠다. 9명의 저자들은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하며 그 안에서 느껴지는 자신들의 감정들을 돌아보.. 2022. 10. 25.
[에세이] 시간이 하는 일 - 지난 시간이 알려 준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인생이라는 게 계획대로 마음먹은 대로 될 턱이 없음을 알기에 안달복달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고 내 아이들도 그렇게 살지 않길 바란다. 딸아이가 정시 원서를 내놓고서 지원자 수를 지켜보면서 한숨과 자책을 하는 모습을 본다. 오늘은 퇴근한 아빠에게 전문대에도 혹시 모르니 원서를 써야 할 것 같다면서 그렁한 눈을 맞춘다. 시험을 망친 탓에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지 얼굴이 다 뒤집어질 정도로 아토피가 재발했다. 녀석은 제 속도 말이 아닐 텐데 엄마 아빠에게 미안한 마음이 보태져 하루가 지옥일 게 뻔하다. 이제 20년 인생에 1년은 별거 아니고 낭비한 것도 아니라서 천천히 하고 싶은 걸 찾아봐도 된다, 고 했지만 딸아이의 인생에 대학은 어떤 의미일지 속단할 수 없으.. 2022. 1. 9.
[에세이/심리]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제목이 뭔가 비장함을 주는, 그래서 더 당부 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깨닫기 시작했고 그런 흐름에 내가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랄까. 공감, 그 흥미로운 이야기다. "공감은 늘 솔직한 자기평가를 수반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자기변화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p20 공감은 대부분 긍정적이지만 때론 부정적일 수도 있고, 방어적일 수도 공격적일 수도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공감을 새로운 관점으로 집중하게 된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공감을 필요로 한다." p63 단순하게 신피질과 편도체의 메커니즘으로 공감을 분석해내는 것이 탐탁지 않지만 인간이 갖는 유일한 감정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일이기에 진화론적 혹은 생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동의한다. 저자는 '공감 부족'이라 느.. 2020. 11. 24.
[공감//에세이] 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라는 제목을 보고 무언가 흐릿해지고 잃어가고 있는, 치매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의 이야기인가 싶었다. 내가 나이를 먹는 것과 동시에 엄마는 나이를 한 움큼씩 쌓는 느낌으로 빠르게 늙어 가시는 게 아닐까. 죽음이라는 상실의 의미를 담고 싶진 않지만 요사이 엄마를 보고 있자면 먹먹해지는 무엇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상실에 대한 이야기다. "때때로 내 눈에 엄마는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135, 내 행복은 어디에​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이지 않았다는 너무 뻔한 말. 그럼에도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을 거라고 생각해버리는 통에 엄마에게 기대고 받기만 하려 한 게 아닐까. 나아가 좀 막대해도 다 용서해주는 관계처럼 설정해버리기도 하고. 나이 사십이 넘어 오십이 가까웠지만 여전히.. 2017.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