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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세이13

[에세이/낭독리뷰] 가끔은 그저 흘러가도 돼 생소한 작가가 생소한 그림체로 일상을 나눈다. 몇 컷의 그림과 그 속에 담긴 짧은 글로 위로와 위안을 준다. 작가의 위트와 진지한 이야기에 살포시 미소가 번지기도 한다. 내 일상과 닮은 모습에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때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대책 없이 맞아야 했던 때처럼 우두커니 멈춰서 몇 번이고 또 읽으며 가슴에 담는다.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그 여정에 일상은 급수대일까?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평지를 두루 거치며 숨이 깔딱 넘어갈 때쯤 만나게 되는 급수대는 오아시스가 아닐까. 인생이 마냥 힘겹거나 쉽기만 하다면 재미없겠지. 때론 변덕스러운 것 몇 개쯤은 있어야 활력도 되고 신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대로 욕심부리지 말고, 딱 자기 숨만큼만 있다가 솟아올라야 하는 해녀처럼 내 숨의 크기가 얼마만큼.. 2021. 10. 6.
[자기계발] 10대들의 토닥토닥 (스페셜 에디션) - 아무도 모르는 내 마음을 위한 힐링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카투니스트 작가가 10대들의 성장통을 응원한다. 자존감, 꿈, 행복, 우정, 사랑, 미래 등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따뜻한 메시지와 일러스트는 영락없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감성 가득한 그림으로 다독다독해주는 그림책이라고 해도 손색없다. 2012년에 이어 새롭게 위로를 전한다. 누구나 10대를 경험하지만 누구나 10대가 힘든 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둥 그맘때는 다 그렇다는 둥 하는 이야기로 10대의 방황을 얕잡아 보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 아닐까 싶다. 이런 어린이와 청년의 경계에서 몸과 마음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작가는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자신의 이야기에 더해 세계 명사들의 명언도 함께 담았다.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그림은 명언의 의미를 한층 더.. 2021. 9. 2.
[에세이/낭독리뷰]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 읽다 보면 그런 책이 있다. 세상 온갖 시름에 질식할 것 같은. 그럴 땐 두 가지다. 숨을 참고 작가의 아픔에서 내 아픔을 정통으로 마주하거나 그냥 조용히 덮거나. 이 책은 전자여서 읽는 내내 내가 짊어졌던 삶의 순간을 마주하게 했다. 표지의 그림에서 한 번, 프롤로그의 문장에서 또 한 번 숨을 고르게 만든다. 읽어나가면서 몇 번이나 더 그래야 할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계속 그럴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자신의 모습을 한 짙은 어둠을 눈까지 가린 채 끌어안고 있는 표지는 내 모습이기도 해서 멈칫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드시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걸, 욕심 때문에 나를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쉴 틈 없이 달려오기만 했던, 나만 뒤떨어졌다고 느끼며 낭떠러지로 몰아세우던 시간. 이제 저는 .. 2021. 8. 4.
[에세이/낭독리뷰] 있는 그대로 눈부신 너에게 - 당신은 소중하다. 당신이라서 소중하다. 못말. 필명이 뭔가 이번 생에 못한 게 많은 사람이려니 싶었다. 작사가, 그것도 초딩시절 아들이 귀에 딱지에 앉을 만큼 불러 젖히던 그 노래를 썼다니 흥미가 생겼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꼬맹이들에게 사랑을 떼창하게 만들 정돈지 내심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읽었다. "가슴에 뜨근한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것은 여전히 놀라운 일입니다." 프롤로그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유독 눈에 훅 들어온 문장이 가슴을 어찌나 방망이질을 해대는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하모니카 두 개를 주문해 버렸다. 어제 TV를 보며 중얼거리듯 "나도 하모니카는 배워 보고 싶기는 해"라던 아내의 무심한 얼굴을 보였다. 늘 부부간에 취미는 같이 하는 거 아니라고 했는데 문장이 잡아 끈다. 왤까? 문장의 깊이를 헤.. 2021. 7. 6.
[에세이/낭독리뷰] 아빠 일기장을 몰래 읽었습니다 시작에 앞서 이 책으로 자신의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에 기분이 묘했다. 나는 여전히 고집불통에 권위적이신 아빠가 있고 성질 불같은 아빠이기도 해서. 종호 스쿨의 김종호 선생과는 다르게 나는 아빠는 무관심하는 게 아이들 진로에 좋다는 이야기를 핑계 삼아 얼굴도 모르는 선생들에게 기회를 넘겼다. 그런 일이 종호 스쿨을 보면서 가슴이 덜컥거렸다. 게다가 나는 잘한다고 칭찬에는 박하고 못한 건 크게 혼내는 편인 아빠다. 나중에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사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지만 행복하지만은 않아요." 88쪽 낯선 여행지에서 낯선 이에게 털어놓는 마음치고는 꽤 슬프게 들렸다. 누구나 선망한다고 할 수 있는 작가, 그것도 일터가 방송국이라면 더욱더 그럴듯한 직업임에도 행복하지만.. 2021. 3. 29.
[에세이] 어른의 무게 -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제목이 참... 그랬다. 그동안 종종 '어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담긴 책을 읽었지만 이렇게 묵직한 질문에야 선뜻 대답도 읽을 용기도 나지 않아 머뭇댔다. 이름도 장한 사람인 작가는 단호하게 말한다. "누구나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건 아니"라고. 그렇다면. 나는 그 무게를 견디고 있는가. 무사히 그리고 기꺼이? 아... 어쩌면 좋지? 더 읽어야 하나? 고민 한다. 시작부터 잠에 대한 그의 단상이, 그 깊은 황량함과 피폐함이 고스란히 활자에 눌려 옮겨 오더니 기어이 눈물을 짜내 버렸다. 뿌해진 시야에 한참을 읽기를 멈춰야 했다. 한마디를 덧붙일까 말까 망설였다. 최악의 인사고과를 받던날 퇴근길에 괴로움과 더러움을 씹고 집에 들어가던 그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웃는 일이 괜찮은 걸까 싶었다. 나 역.. 2020.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