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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심리]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 생각이 많은 섬세한 당신을 위한 양브로의 특급 처방

by 두목의진심 2021.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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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라는 정신의학 전문의 형제의 프로필을 읽고, 어쩜 이리 잘나가는 어른으로 성장시켰을까 싶어 형제의 부모는 참 대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부러움일까? 아들러 심리학에서 보면 형제간에도 각자의 콤플렉스로 형제의 난이 일어나기 쉬운데 이들 형제들은 잘 이겨냈나 보다.

 

부러움은 개나 줘버리고 책을 좀 보자면, '나'와 '관계', 두 개의 주제로 '자존감, 불안, 미래, 관심, 가족, 친구, 직장, 연애'의 8가지 감정을 다룬다. 한데 '세상에 치여'라는 말이 이렇게 위로가 될 줄 양브로는 알았을까? 그냥 막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말이다.

 

하나의 사례에 두 형제의 처방이 실려 있는, 서로 내용을 보완해 나가는 듯한 어찌 보면 좀 독특한 구성인데 한 사람이 썼다고 해도 될 만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리고 챕터가 끝나면 '더 알아보기'를 통해 본문에서 다룬 내용을 자세히 정리해 주는데,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어 당장 치료가 필요한지 혹은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면 될지 점검하게 해준다.

 

 

'거침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할 말 다'하고 산 것이 자존감이 높은 게 아니라는 지적에 읽는 속도를 늦췄다. 내 이야기 같아서. "저 잘난 맛에 산다"라는 말이나 심지어 "자만심이 하늘을 찌른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다치고 나서 자존감이었든 자존심이었든 자만심이었든 어쨌든 변화된 내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그때 그렇게 요란을 떨었던 감정은 결국 자의식 과잉이었고 그건 그저 어른이 되는 과정이었다니 되려 감정이 복잡해진다.

 

 

"자존감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37쪽

 

읽다가 '가혹하잖아!'라는 기분이 드는 상담 내용이 있다. 나 역시 아들로서 아버지와의 관계나 아버지로서 아들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아서 더 발끈했을지는 모르지만,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버지는 이미 그냥 늙고 힘없는 불쌍한 남자라며 개선을 위해 애 끓이지 말고 피하는 것도 한 방편이고 시간이 지나 늙고 힘없고 불쌍해지면 그때 그대로의 아버지를 받아들이면 된다는 건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되기 전에 마음의 거리를 줄이는 게 그토록 어려운 일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되기 전에도 후에도 아버지는 참 어렵다.

 

 

이 책은 40개의 사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 문제를 전문가적 진단, 예후, 처방까지 비교적 세심하게 다루는데 어렵거나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고 옆에서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는 느낌이 들어 한 번씩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 읽어도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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