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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심리/낭독리뷰] 감정식당 - 상처를 치유하는

by 두목의진심 2021.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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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고, 감정을 나쁘게 요리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208쪽

 

좀 독특한 책이다. 감정을 요리에 비유하며 적절히 다스리면 맛 좋은 요리가 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배를 쫄쫄 굶을 수 있다며, 그중에서도 살면서 요리하기 쉽지 않은 열 가지 감정들을 어떻게 하면 맛깔나게 요리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성 역시 요리에 필요한 재료, 최상의 요리법인 How to Cook, 사례를 통해 징후를 예측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실전 요리법, 그리고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만들 수 있는 황금 레시피에다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담았다.

 

 

“불안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가 상황을 통제할 힘이 없을 때 생깁니다.” 20쪽

 

책을 읽다가 살짝 황당한 기분이 들어 저자의 이름을 확인했다. 심리에 관한 비슷한 책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요리법이라는 방식의 신선함도 있지만 의뢰인의 상담을 입에 발린 위로만 하는 게 아니라 셰프의 솔직한 생각이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이게 살짝 감정적이다.

 

아버지의 폭력에 어머니의 악에 받친 싸움을 보며 자란 남자가 결혼에 대한 불안을 털어놓자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어린 시절의 상처가 결혼 후에 답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싱글 라이프도 좋은 방법이라 하면서 보고 배운 게 어디 가겠냐는 식의 처방은 물론 이해되긴 하지만 의뢰인에게는 가혹한 상담이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어이없는 약사 아줌마의 3점 깔봄에는 테스 형이 말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식의 처방을 하고, 입만 열면 폭망해 다언삭궁을 새겨야 하는 아줌마에게는 아주 오래 살 것이라는 축하부터 던지는 감정 셰프의 재치는 밉지 않았다.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이란 걸 기억하면 화날 일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79쪽

 

이 책은 불안, 두려움, 조바심, 분노, 우울, 미움, 시기심, 열등감, 죄책감, 후회 같은 사람이 갖게 되는 감정을 다양한 요리에 얹어 소개한다. 이런 일련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다스리는 과정이 요리처럼 다양한 인생의 맛을 볼 수 있다. 심각하고 무거운 심리 책도 아니고 입에 발린 위로만 쏟아내는 마음 챙김 책도 아니다. 그저 언제나 우리가 지니고 있었고 때론 드러내 아파하고 억누르고 모른 채 해왔던 10가지의 감정들을 솔직히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책이다. 가볍게 술술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덜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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