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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영/낭독리뷰] 순서 파괴 - 지구상 가장 스마트한 기업 아마존의 유일한 성공 원칙

by 두목의진심 202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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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거꾸로 작업이라 일컬어지는 아마존의 '순서 파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조직 관련이나 경영 리더십 분야는 크게 관심 영역도 아닌 데다 정확히 어떤 프로세스로 작동하는지 몰라 그냥 흘려 지나쳤다. 게다가 세계 초일류라는 아마존의 오너인 제프 베이조스의 인류 공헌은 회사와는 정반대로 바닥이라는 평의 기사도 봤던 터라 그의 경영 철학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앉아 있는 이유는 코로나19라는 엄청난 변수에 속수 무책인 거의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복지도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흐름과 반대로 승승장구하는 아마존 조직의 실체가 궁금했고,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길 바랐다.

 

파워포인트가 아닌 내러티브라니? 보고 듣는 것보다 읽는다고? 현대인들은, 특히 직장인은 책을 1년에 1권 읽을까 말까 할 정도로 읽는 것을 기피하는 게 일반적이라는데 과연 아마존의 회의는 어떤 방식일까.

 

 

'경쟁자가 아닌 고객에게 집착할 것', '장기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사고하며 다른 기업들보다 길게 투자할 것', '실패할 위험이 있더라도 발명에 열정을 불태울 것', '탁월한 운영에 대해 전문가적 자부심을 느낄 것'

 

아마존은 이 4가지 원칙에 헌신함과 동시에 14가지 리더십 원칙을 실천한다. 이중 개인적으로 호기심을 끌었던 워킹 백워드는 조직이 추구하는 고객의 경험을 제품과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출시하는 일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획하라는 의미다.

 

 

"강력한 리더십 원칙은 회사의 비전을 명확히 나타내고, 사내에 올바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촉진한다." 66쪽

 

현대의 조직 문화는 수직적일 때 경직된 조직 문화를 만들고 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하며, 수직에서 수평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한데 아마존의 리더십은 혀를 내두를 만큼 수직적이라는 게 눈길을 끈다. 솔직히 나는 이런 데서 일하라고 하면 연봉이 아무리 많아도 여러 날 고민할 거 같다. 나는 뭐든 강요하는 데는 체질적으로 개기게 된다.

 

채용에 있어 확증편향과 개인 편향을 주의해야 함을 강조하며, 아마존은 8가지 면접 방식에 '바 레이저'들의 레이저 세레를 정통으로 받고서도 살아남아야 입사가 허락된다니 조직의 방향과 높은 입사 기준과 절차가 놀랍다. 여하튼 제프가 구현하는 아마존의 조직문화는 '헌신'이다. 그게 고객이든 조직이든 간에. 그런데 그가 요구하는 고객에게 헌신하는 만큼 인류에게는 헌신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나질 않았다. 물론 사기업이 사적 이윤을 챙기는 걸 비난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감출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의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데다 혁신적인 경영 철학에는 놀랄만하지만 '용병'이 아닌 '선교사'를 원하는 심보가 탐탁지 않았다. 혹시 관리자 입사에만 이런 엄청난 채용 절차가 이루어지는 걸까? 2020년 현재 아마존 직원의 수가 100만 명이라는데 일개 신입 실무자의 입사에도 바 레이저가 동원되는지 궁금해졌다.

 

"내러티브 문서 그 자체가 진정으로 위대한 발견이었다. 우리는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집어던지면서 '계량적이어야 하고' '시각적이어야 한다'라는 욕구와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내러티브 문서에 쓰기만 하면 됐다." 198쪽

 

솔직히 처음에는 워킹 백워드라는 프로세스에 의문이 있었다. 제품 개발이 가시화되기 전에 소비자의 반응을 가정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 한다는 게 실현 가능한가?라는 의문이었다. 물론 그들이 이미 실현했고 심지어 유용하다는 결론을 보이는 시점에선 혁신적이라는 말에는 수긍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제품을 구체적으로 시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들 텐데 혹여라도 그로 인해 제품 출시가 늦어지면 오히려 막대한 손해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PR/FAQ와 연관된 보도자료처럼 내러티브 문서 토대로 이어지는 아이디어 회의는 분명 매력적이다.

 

 

특히 발표 중심 보고나 디자인 중심의 홍보 방안 역시 PPT를 버리고 내러티브 문서 기반 회의와 워킹 백워드 프로세스는 기부와 후원이 경제 성장과 비례해 축소되는 요즘 복지 현장에서도 과감하게 적용해 보고 싶다. 문제는 리더가 공감해야 하는 게 허들이지만.

 

제프 베이조스나 아마존에 대한 책은 처음 읽었지만 이렇게 조직 시스템의 체계와 실행 방안들을 세세하게 다룬 책이 또 있을까 싶다. '내부 고발'이라는 추천사가 실감 날 정도다. 세계 초일류 공룡 기업의 조직 문화를 직접 라운딩 하며 듣는 기분이다.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아마존인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아마존인이었던 저자들의 경험을 통해 그들처럼 '일하기 방식'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좀 더 일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조직에 어떻게 적용 가능할지 방법도 찾아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혁신적인 조직 리더십을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혁신을 선도하고자 하는 리더라면 꼭 읽어야 할만한 책이다. 뭔가 달라도 분명 다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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