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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 괜찮아 나도 그랬으니까 - 이근후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서툴지만 내 인생을 사는 법

by 두목의진심 2021.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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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 좋은 노을을 앞으로 건물 난간에 앉은 남자는 석양을 감상한다기 보다 위태롭게 보여 숨이 컥 막혔다. 정신과 정신의가 썼다는 책이어서 그랬을까? 삶의 고단함이나 불안함이 고스란히 담긴 표지에 먹먹했다.

 

시작부터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이 득이 된다거나 그렇게 득을 누린 만큼 되갚아야 하는 의무감도 적지 않다'라는 말에 20년 넘게 해오고 있는 양육의 고단함을 이해받은 느낌이면서도 여전히 내 걱정을 한 바가 씩 하시는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니도 이렇게 힘드셨을 테지.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서투름'을 주제로 풀어 나가는 이야기는 매 순간 처음을 마주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아프고 미소 짓고 안타깝고 다양한 감정들이 퍼진다.

 

 

"내가 나를 똑바로 본다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내가 나의 진짜 모습에 직면했을 때 성장한다." p71

 

요즘 딸아이의 입시를 덩달아 같이 치르면서 입시제도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입시와 관련해서 세간은 부모의 치맛바람을 문제라고 지적하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런 입시제도는 그런 바람을 부추기는 게 아닐까 할 정도다. 숨도 크게 못 쉬고 공부하기에 바쁜 아이들을 대신해 수험생 못지않게 부모들이 나서서 정보 수집이나 성적에 맞춰 고민도 대신해줘야 할 정도가 아닌가 싶다. 아이들을 경쟁 사회로 내모는 건 어른들이 분명하다.

 

나는 학력고사 세대라서 원하는 대학에 맞춰 공부하고 원서 넣고 그 학교에서 시험 보고 결과를 기다렸다. 심플한 입시제도였다. 단 한 번의 기회가 가혹할 수도 있겠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를 기대하면 됐다는 점에선 지금의 입시제도보다 덜 힘들지 않을까 싶다.

 

딸아이는 그동안 줄곧 받아 오던 성적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 원하던 대학을 입학할 거라는 보랏빛 설렘은 흙빛으로 한동안 얼굴에 핏기가 돌지 않았다. 지금은 조금 나아져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려니 도저히 억울해서 안 되겠다면서 재수를 준비하고 있다. 재수는 줄곧 반대해 왔는데 한 번 더 해보지 않으면 많이 후회하게 될 것 같다는 말에 묵묵히 응원하기로 했다. 작가의 성공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딸아이의 이야기 같아 공감된다.

 

 

이런저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말이 많지만 요즘처럼 두 치도 아니고 한 치 앞 일도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꼭 필요할 것같이 울림이 있던 말은 "출구는 좌절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라는 말이다. 물론 살다 보면 실패도 좌절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설령 그런 일이 반복된다 할지라도 자책하고 주저앉아 버리면 다시 일어서지도 걷지도 뛰지도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진 않아야 하지 않겠나.

 

"경청은 핵심을 잘 들으란 뜻이다. 핵심을 잡지 못하면 소리만 들을 뿐 말을 듣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p111

 

솔직히 경청은 잘 들으면 그걸로 족한 게 아닌가 싶었다. 딱히 어떤 대답이나 조언을 하려 듣는다기 보다 그저 묵묵히 들어 주는 것만으로 역할로 경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소리만 듣고 말을 듣지 못한다"라는 말이 곱 씹힌다.

 

 

이 책은 읽고 나니 딱히 '서투름'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 인생 한 곱이 곱이마다 선택과 결정, 인생의 방향을 가리키는 좌표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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