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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제/경영] 빅니스 -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

by 두목의진심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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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생각했다. 나는 소수자 혹은 사회적 약자인 부류에 속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불평등'이란 단어에 반응하는가? 아니면 나는 실체적 불평등을 겪으며 분노하는가? 같은. 이런 사회 문제적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함께.

 

솔직히 이 책도 아무 생각 없이 '대기업의 지배' 혹은 '불평등한 경제구조'라는 단어에 꽂혀 신청했다. 하~ 나는 왜 이렇게 불평등에 예민한 걸까.

 

 

"지금 우리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기업 중심으로 인한 '거대함의 저주 Curse of Bigness'에 맞닥뜨려 있다. 이 저주는 일반 대중이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데 심각한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도 심대한 위험이 된다." p9

 

인상 깊은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어느새 기업 중심으로 비대해지고 팽창하더니 자본주의로 부의 편향을 일반화 시켰다며 이는 저주와 맞먹을 위험이라는 지적에 박수라도 칠 판이다. 자본주의의 팽창은 개천의 용을 씨를 말려 버렸다. 더 이상 개인의 노력은 성공으로 오르는 동아줄이 아니다. 개인이 성실로 노력만 하다 보면 그건 실성하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내가 너무 부정적일까?

 

 

정부가 앞장서 세금을 쏟아부어대며 기업 뒤봐주기에 나선 브라질의 JBS 같은 사례는 현재 정치나 언론을 등에 업고 경제 권력을 휘두르는 삼성을 떠올리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망발은 도대체 누구 주둥이에서 나온 말인지. 오죽하면 드라마에서조차 왜 판검사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실수하는지를 묻느냐 말이다.

 

한편,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권력의 정점에 있는 과거 일본과 독일의 카르텔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게 이어진다. 여기에 히틀러의 반인류적 만행에만 집중해서 어떻게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지 간과했던 건 아니었을지 반성까지 하게 할 만큼 비교적 자세한 비하인드스토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계속 이어지는 독점에 대한 내용은 카르텔과 트러스트로 구분되는데 솔직히 이해가 쉽지 않아서 군데군데 집중하기 어렵기도 하다.

 

 

AT&T나 IBM, 인텔 등 세계 여러 기업들의 과거 독점 형태를 설명하면서 경제, 정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또 그로 인한 중산층을 포함한 서민의 삶에 불평등을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설명한다. 그래서 반독점법이 왜 필요한지를 독자에게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한편으로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헐값에 인수한 것이나 구글처럼 인수합병을 전방위로 나서는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무장하고 신성으로 솟아오르려는 신생 경쟁기업은 자본력을 앞세워 삼켜버리는 일에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에 들어서 독점적 기업은 거대 공룡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이유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거대 기업들의 횡포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딱히 탁월한 대안은 없다고 토로한다. 다만 이런 현상을 자각하고 법으로 무장한 국가의 통제적 합병과 같은 자본으로 무장한 거대 기업의 약소 기업 삼키기를 제한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이 책은 독점을 대하는 국가의 방임으로 위기를 겪었던 과거로부터 여전히 거대 기업이 공룡화가 되어 가는 무자비한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독점적 지위가 만들어내는 부의 쏠림과 그 때문에 만들어지는 권력과 그와 반대로 불평등과 불공정으로 점점 바닥으로 추락하는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의 삶을 조명한다.

 

두목 목소리로 들어 보세요.

https://www.podty.me/episode/15269268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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