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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 파인드 - 깊고 단단한 삶을 위한 방법

by 두목의진심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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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 감정이 치솟았다. 자랄 때의 빈부 차이가 커서는 신분의 차이가 됐다는 정식의 말인지 작가의 마음인지 덩달아 감정에 균열이 일었다. 용이 없어진 개천은 이제 전설에나 등장하는 이야기가 된 것처럼 결국 우리 인생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평생을 굶주림의 고통에 시달린 어른들은 꿈을 잊었고, 굶주림에 벗어난 우리는 길을 잃었다." p68

 

분수를 안다는 것은 '되는 것' 보다 '안 되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채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은 오래전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해서 종이 날에 베인 것처럼 언제 베인 지도 모른 채 아픔을 먼저 느끼는 일처럼 한참을 어린 시절 속에 갇혔다.

 

 

참 묘한 소설이다. 소설과 자기계발의 경계가 모호한, 가진 것 없고 가지려는 욕망은 더더구나 없는 박정식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을 찾게 만든다. 거기에 작가의 전하고픈 생각을 '마인드 업' 코너를 통해 정리한다. 이 지점이 자기계발쯤이겠다. 성공의 개념이 부자만을 의미하면 너무 슬프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

 

정식을 통해 성공을 하는 데 있어 4가지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시간적 자유를 얻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런 시스템에서 성공과 실패의 결정은 자신의 선택임을 명확히 한다. 그냥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소설의 형식을 입히니 더 잘 읽히는 듯도 하다. 읽으면서 박정식은 여러 실패를 거쳐 작가로 거듭난 작가의 이야기이겠거니 싶었는데 예상이 들어맞으니 오히려 살짝 김이 샌 기분이다.

 

 

"오늘 실패하면 오늘 실패하는 것일 뿐, 내 삶이 실패한 건 아니잖아요. 오늘 하지 않았다고 지금껏 쌓아왔던 노력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에요. 그냥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p136

 

21세기고 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되는 시기이면서 동시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불확실한 현실은 미래를 담보하지 못하는, 그래서 뭘 해도 결과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시대다. 앞으로 튀어 나가는 건 기술뿐이고 그 기술을 이용해야 할 사람들은 적당히 실패하면서 뒤처질 뿐이다. 셀 수도 없는 많은 구직자는 청년이나 장년이나 노년이나 가리지 않아서 그동안 꿈도 포기한 채 굶주림에서 벗어만 나자고 죽자 사자 달리던 아버지 세대의 삶도 이젠 별반 다르지 않아서 노동 시장을 기웃대야 한다. 이런 시대에 이 소설의 '나' 그러니까 박정식의 삶이 주는 메시지는 적잖은 고민을 동반한다.

 

 

한동안 '나는 왜 이렇게 생겨 먹었을까'라는 생각한 적은 있어도 자아상을 찾아보려는 생각은 언감생심 해보지 않았던 터라 소설 속 정식의 삶에서 적당히 무능과 무기력을 겸비한 모습은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내 삶을 살아야 하는데, 가슴이 벅차기보다 먹먹하다.

 

두목이 읽어드립니다. https://www.podty.me/episode/15281478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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