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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고전/철학] 명심보감 인문학 - 처음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고전 입문서

by 두목의진심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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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는 책"이 되었으면 싶다는 저자의 바람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흔들리는 내 삶의 고민들이 조금은 잦아들길 바라는 바람으로 전해졌다.

 

이 책은 역사 평론가이자 고전연구가인 저자가 우리에게 익숙한 하지만 어려운 명심보감을 성찰, 지혜, 실천, 육신의 4가지 주제에 담아 이야기처럼 쉽게 풀어 낸 283가지 인생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마주하게 돕는다.

 

교자巧者는 졸지노拙之奴요, 고자苦者는 낙지모樂之母니라.
재주가 공교한 사람은 재주가 졸렬한 사람의 노예고, 괴로움은 즐거움의 어머니다.

 

풋! 실소가 나왔다. 순간 무릎을 칠만큼 내 이야기가 아닌가! 애니메이션 실무와 디자인 강의를 오랜 시간하다가 사회복지를 시작하고 업무에 더해 가진 잔기술로 이런저런 홍보지나 영상을 만들다 보니 누군가 그랬다. 그렇게 자꾸 해 버릇 하면 업무만 더 늘어난다고. 그땐 가진 재주로 예산도 절약하고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더랬다. 허황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다른 사업은커녕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이 그냥 업무만 늘어 있었다.

 

진나라 '이사'가 했다는,

 

"사람으로서 가정 부끄럽게 여겨야 할 일은 지위가 낮은 것이고, 사람으로서 가장 슬퍼해야 할 일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지위가 낮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부귀를 비난하고 이익과 영화를 미워하는 것은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일뿐입니다. p27"

 

이 말은 부자를 무조건 싫어하는 일이 되려 자신의 무능을 탓해야 하는 것이라는 일침이 불편하면서도 수긍하게 된다. 인생 한방을 노리며 로또를 사는 것보다 어떻게 잘 살 수 있는지를 궁리해야 하는 일이 분명 낫긴 하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기저기 바른 소리랍시고 내뱉는 말로 후회하는 일이 남 못지않은 신세라 '채백개'의 말과 일화가 예사롭지 않다. 내 입에선 분명 조언이지만 남의 귀엔 되려 흠잡는 소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새삼 말의 온도차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사자성어고 명심보감이고 다 좋은 말만 담기진 않았을 터. 당나라 황제 대종의 '장롱작아'는 들어도 못 들은 척, 말하고 싶어도 말 못 하는 척하는 게 좋다는, '굳이 거짓과 진실을 분별하려고 하지 말고 또 옳고 그름을 가리려고 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이리 살다간 울화통에 스트레스 받아 단명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아마 속이 터져 비명횡사할지도 모르겠다.

 

 

행동거지에 대한 무수한 가르침 중에 유독 '성리서'의 선행과 악행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다. 사회복지라는 일이 '윤리강령'을 전면에 내세우는 일이다 보니 종종 일에 대한 갈등이나 딜레마가 있는데, 이때 나를 기준할 것이 아니라 남을 기준으로 나를 점검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그런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 역시 나를 점검하게 한다.

 

"한 순간의 분노를 참으면 백 날 동안의 근심을 모면할 수 있다." p262

 

다혈질이라 스스로 핑계를 대는 탓도 있겠지만 가족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화를 잘 내는 편인데 '장공예'의 일화는 반성하는 자세로 읽게 만든다. 그렇다고 '참을 인' 100자를 쓸 형편은 아니니 그냥 화를 조금 줄이는 걸로.

 

 

고전이 주는 어렵거나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각 고사에 얽힌 일화를 토대로 쉽게 풀어내고 있어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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