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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경영/마케팅] 리스토어 - 언택트 시대, 오프라인 기업들의 8가지 진화 전략

by 두목의진심 202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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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나누어져 버린 시대, 모두들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하고 그와 관련해 여러 예측이 담긴 책이 쏟아진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시대, 미국 백화점의 상징인 '로드 앤 테일러'의 폐업이나 월 마트, 스테인 마트, 토이 저러스 등 대형 오프 매장들이 몸집을 줄이거나 줄줄이 폐업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리테일에 주목하는 이 책은 호기심 그 자체다.

 

사실 휠체어를 타고 주차 시설이나 매장의 통로가 반듯반듯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가 아니고선 오프 매장을 다니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라서 리테일과 관련한 부분에서 코로나19는 별반 피부에 와닿는 일은 아니다. 솔직히 불편하게 나다니지 않는 온라인 쇼핑이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에겐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프 매장이 위기가 아니라 구 시대 마케팅 방식의 위기'라는 전미영의 추천사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시장을 통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다양한 경제 지표와 세계적 흐름 속에 신흥 세력으로 등장하는 각종 온라인 유통사들의 구조적 혁신을 분석하며 사라져 가는 빅박스 스토어의 현재를 진단하는 내용은 명쾌하다. 편리함의 대명사인 새벽 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매장이 급성장세라는데는 이견을 달 수도 없고 그런 추세대로 대형 오프라인 매장들을 거침없이 밀어내고 있다 하더라도 '공간에 대한 경험'을 포기할 수 없는 인간적 특성을 지적하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은 "지속 가능하다"라는 저자의 진단에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붉은 여왕 이론은 진화론적 관점에 기반한 원리다. 어떤 생물이 적자생존에서 뒤처지거나 소멸하는 이유는 그 생물이 변화를 시도하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경쟁 대상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p22

 

어쩌면 '경쟁 대상을 압도할 만큼 변화하지 않는다면 경쟁에 도태된다'라는 붉은 여왕 효과 이론은 앞으로 오프라인이 어떻게 온라인을 압도할 수 있는 '공간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역설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매장'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요인, 즉 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가치'가 리:스토어의 근본적인 출발점이다." p38

 

아마 40대를 넘어서면서부터 갖고 있는 개인적인 바람은 소비자와 제공자의 역할이 시니컬하게 구분된 리테일이다. 쉽게 설명해 보자면,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인간 안 잡는" 그런 소비자는 본인의 필요에 따라 매장을 찾고 주인은 생계를 위해 철저히 손님을 왕으로 모셔야 하는 계급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하는 그런 곳에 앉아 있고 싶다. 나는 이제 오십대를 넘어섰고 앞으로 얼마나 더 바람만 가져야 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이런 바람이 있는 나로서는 저자가 보여주는 리테일이 갖는 충분한 매력에 뻑이 가고도 남는다.

 

"중심은 상품이 아닌 경험이다!"

 

Z세대를 비롯해 디지털 전면에 나서는 세대들 역시 디지털 문화에 피로감을 느끼며 디지털 디톡스를 찾아 나서는 흐름과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플렉스 몰 등의 독특함과 차별성이 만들어 내는 상품이 아닌 경험은 확실히 리테일을 건성으로 볼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연남동이나 성수동 등 젠트리피케이션의 직격탄을 맞는 것을 보면 공간이 트랜디해지는 것이 과연 긍정적인가 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또 푸드 매장이나 골프장, 홈트가 대세가 돼버린 피트니스 매장의 역발상을 통해 공간이 주는 신선함과 재미는 온라인에선 결코 맛볼 수 없는 짜릿함이다. 읽어 갈수록 빠져들게 된다. 저자는 다양한 공간적 요소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한 뒤, 그에 맞는 구체적인 사례와 컨설팅을 해준다. 덧붙여 체크 포인트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데 이 모든 지적 향유를 회전 초밥처럼 앉은 자리에서 리테일 관점을 높이는 호사를 누리게 만든다.

 

불투명하기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카멜레온처럼 시야를 360도로 넓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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