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가는데로서평

[건강/심리] 엄마 마음 탐구생활 - 슬기로운 중년 생활을 위한 셀-프 문답

by 두목의진심 2020. 7. 29.
728x90

 

아빠 마음 탐구생활을 먼저 읽었다. 내가 아빠라서라기보다 시도 때도 없이 짜증내고 화내는 내가 나도 힘들어서 도움을 받을까 싶어서였다. 뭔가 해결이 되었다고 하긴 어렵지만 실마리는 잡을  있다.  감정이 지금 왜 이리 흔들리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실마리. 그래서 이번엔 아내 때문에 읽는다.

 

머리말에서 중년 세대의 위로와 도움을 주기 위해 썼다는 이 책은 사실 이제 중년으로 접어들었다 싶은 내 나이(나는 쉰 하나다) 또래에겐 흥미롭다. 다름 아닌 갱년기에 대한 이야기다.

 

분노 장애라도 있는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짜증과 화를 내는 나를 발견하는 일은 달갑지 않았다. 아들은 눈을 맞추지 못하고 주눅 들었고 딸아이는 점점 시야에  보이지 않았다. 아내의  수는 급속도로 줄은  두말할 나위 없고. 그러다 보니 성질부린 대가는 나도 여기저기 눈치를 보는  당연지사다.

 

 

책이 시키는 대로 셀프 문답을 하며 빈 여백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웃기게도 울컥하는 통에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덜어지기도 했었다. 이젠 나만큼이나 분노 조절 못하고 있는 아내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 책, 엄마 편도 마찬가지로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녀의 물음, 배우자, 자신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며 자신의 마음 상태를 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돕는다. 딱히 갱년기는 어떻고 대처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처럼 어떤 처방을 위한 지침서 같은  아니다. 그냥 생각고 적으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면서 위안을 얻는 시간이랄까.

 

 

과거,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질문과 탐구활동을 꼼꼼히 채워 나가는 동안 흐릿했던 삶의 여정이 조금씩 밝아지는 걸 느낄지도 모르겠다. 또 탐구활동과 심리학 탐구를 통해 마음 연구소 이소의 상담사들이 차분하게 진단도 해주고 있어 갱년기로 멘털 흔들리는 이 시기엔 이보다 적절한 처방이 있을까 싶다.

 

사실 좋은 소리가 나오리라 기대는 하지 않았다. 주저하고 자신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책에 그리 나와 있길래. "당신은 왜 나와의 결혼을 결심했어?"라는 질문에 아내는 한참을 고민하다 고개를 돌렸다. "그럼 지금 결혼 생활에 만족해?"라는 질문은 연이어 던졌다. 책에 그리하라 나와 있다. 제길스. 아내의 대답은 있는 힘껏 째려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아, 내가 너무 순진했다.

 

아내는 나를 처음 만났을   머리 뒤에서 후광이 비쳤다고 했었는데. 만나고 결혼까지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엄마 마음인데 내 미음이 찢어진다. 아무 말 못 하고 조용히 책장을 넘겼다.

 

 

헐! 우리의 애정전선이 이상 무냐고? 그럴 리가! 우린 결혼 20년이 넘었는데? 그게 가능해?

 

 

"삶은 언제나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질문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답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삶을 알아갈 뿐이지요."p156

 

참말로 그렇다. 에리히 프롬이 그랬다는 실존적 개념과 존재가치 사이에서의 혼란은 우리가 단순히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라고 쉽게 치부하는 것만큼 우리 인생을 부정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호르몬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변화일지라도 어떻게든 잘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던 삶이 아이들이 훌쩍 성장하고 이제는 살갗만 스쳐도 인상부터 쓰게 되는 부부 일상은 마르고 말라 이는 바람에도 바스러지기 직전 일지 모른다.

 

갱년기에서의 공허감은 이런 혼란을 부추기는 일이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애틋한 눈빛이 오가다 "가족끼리는 이러는 거 아니다"라며 화들짝 놀라는 광고가 다 있을까. 코믹한 광고가 전혀 코믹하지 않을 때, 그때가 갱년기가 확실하다.

 

 

 책으로 갱년기를 탈출하겠다거나 치료해 보겠다거나 하는 생각은 개나 줘 버리고 그저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진지한 성찰을 해보려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분명히 뭔가 홀가분해지는 지점을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울컥하고 주책맞은 눈물은 덤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글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