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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책 쓰기] 보통 사람을 위한 책 쓰기 - 누구나 책 쓰는 시대, 팔리는 책을 쓰는 비법

by 두목의진심 202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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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어 봤지만 여전히 글쓰기는 어렵고 가닥을 잡기 힘들다. 글을 쓴다는 것이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펴내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서 더 그럴 테지만. 서평이나 영화 리뷰 그밖에 여행기라든지 블로그에 기록하는 수준의 글을 일처럼 열심히 하고 있다. 심지어 수준 낮은 칼럼도 쓴다. 분명 나는 글을 쓰고 있는데 글을 쓰고 싶어한다고 떠들고 다니니 참 앞뒤가 안 맞다.

 

'책 쓰기!' 이 책을 보는 순간 거침없이 욕망을 드러내라는 듯한 제목이 멋졌다. 솔직히 글을 쓰고 싶은 게 아니라 책을 쓰고 싶었던 것일지도. 이왕이면 팔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p35

 

맞다. 동기부여가 분명 중요하다. 한데 읽다 보면 점점 그 동기부여가 사그라 든다. 한 페이지 넘어갈 때마다 등장하는 본인의 업적과 지방대 출신으로 서울대 출신이 아닌 것과의 비교에다 콘텐츠만 있으면 막연히 쓰면 된다는 식의 자기암시의 향연이다. 마음을 들킨 듯한 문장에 뜨끔해진다.

 

겸손하지 못함을 반성하지만 말 그대로 날로 먹을 요량으로 책을 쓰는 방법이나 기술 같은 노하우를 기대한 나로서는 이렇게 원초적으로 마음가짐에 대한 설교는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평탄하게 살 것보다는 굴곡진 삶이 더 드라마틱 해서 글쓰기가 좋다라니. 그렇게 자신의 삶에서 드라마틱 한 콘텐츠를 찾아 보라는 가르침은 뻔하지 않나?

 

이건 글쓰기 소재는 네 주변에 있으니 눈알 잘 굴려 찾으면 된다는 뜬구름 잡는 소리 아닌가. 그러니까 그 소재를 어떻게 글로 책으로 쓰느냐는 방법을 알고 싶은 거다. 주제를 어찌 정하고 문장은 어찌 구성해서 문단을 단락을 짜내는지 같은.

 

계속되는 3,000권의 독서와 3,000편의 다큐멘터리와 수 백 명의 제자와 그놈의 서울대가 아닌 지방대 졸업자의 비애가 슬슬 심기가 불편해지는데도 암튼 저자 말대로 어쩌면 이 책이 나와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배울 점을 기대하며 읽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그냥 덮었더라면 크게 후회했을 책이다. 그동안 읽었던 그 어느 책보다 책쓰기에 맞춰 요령을 소개하고 있다. 강추한다.

 

콘셉트 정하는 방법이나 어떻게 시장에서 반응을 만들어 낼지 같은 실제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특히 팔리고 안 팔리는 책의 기본적 차이는 누가 읽느냐를 고민한 흔적에서 나온다는 지적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내가 쓰고 내가 읽는 건 책이 아니다. 그건 일기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이 책은 책을 써본 사람이나 써보지 않은 사람이나 책을 쓰는 데 있어 염두에 두거나 주의해야 할 것들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아주 획기적이거나 특별하거나 하진 않다. 그렇다고 여타 다른 책들처럼 뻔하다고만 하기엔 요점이 명확하다. 분명 뻔한 걸 주의 깊게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요약하자면 뻔드르르 한 필력보다 엄청난 자료조사가 바탕이 된 탄탄한 기획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책 쓰기는 글쓰기가 아니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라는 저자의 말에 용기를 얻는다. 마지막 부록으로 출판을 위한 프로세스 정리는 글쓰기에 관심 있던 사람이라면 간단하지만 유용한 가이드까지 담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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