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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교양/경영] 비커밍 페이스북 - 후발주자로 시작하여 플랫폼 제국의 미래가 되기까지

by 두목의진심 2018.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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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페이스북>은 인간에게 내재된 유전자 중에 가장 은밀한 '관음'을 자극하는 '내부자가 바라본 페이스북'이라는 소개 글은 그런 흥미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젊은 CEO 저커버그라니. 게다가 나 역시 하루에 몇 번은 들여다보는 세상의 주인 아닌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자서전처럼 자기 스스로 내보이는 은밀함이 아닌 내부자의 은밀함이라니 흥미롭지 않은가.

21세기 인류를 이끌어 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는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의 미션을 보자니 내가 몸담고 있는 기관의 미션과 비전을 생각하게 한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미션과 비전은 개나 줘버려야 한다. 도대체 우린 뭘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변화를 창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지, 자신은 옳고 남은 틀렸음을 입증하려고 애쓰는 사람이 아니다." p31

역시 리더는 리더인가 싶다. 한편으로는 역시 리더는 타고나는가 싶기도 하다. 리더의 비전과 직관은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저자의 말이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페이스북의 대표격인 뉴스피드의 탄생 과정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 콕스와 그 밖의 수많은 개발자들의 노고에 대한 치하와 함께 그것을 이용하는 우리들의 정보와 취향을 넘어선 - 어쩌면 우리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그 무엇에 대한 - 수많은 정보를 채집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소름 돋는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SNS를 버려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정도다.

단순히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고민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을 이어보겠다는 신념의 산물로 탄생한 뉴스피드와 광고 등의 콘텐츠에 공들인 이유들에 대한 소회는 뭐랄까 은근 내부자로서의 비장함까지 전달되고 있다. 


"VR과 AR은 단지 '차세대' 스크린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테두리가 없는 최초의 스크린이다. 나아가 여타 모든 스크린을 모방할 수 있는 스크린, 즉 최후의 스크린이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이야기, 심지어 공상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VR과 AR은 수천 년 동안 발전해온 인류의 미디어에서 완전히 새로운 진일보다. 언어에서 활자로, 그림으로, 동영상으로, 마침내 경험으로 나아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p277

페이스북에게 이 두 가지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더 열리고 더 연결된 세상을 만들겠다는 미션을 밀어붙이기 위한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더 긴밀하게 연결하고, 더 깊이 공감하고, 더 완전히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콕스와 샌드버그 그리고 저커버그의 신념은 인간을 위한 인간의 연결이라는 점으로 기업의 가치가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애플, IBM, 인텔, 우버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과의 비교와 함께 국가별 전략, 라인이나 카카오톡의 선방으로 쉽게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특히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내용은 직원들의 복지 천국이라는 구글에 버금가는 환경이나 직원의 채용과 그들의 역량 강화에 대한 리더 개인들의 인식에 대한 부분이었다. - 부러울 따름이 아닌가 - 그중 채용보다 재직근로자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는 인식과 그에 따른 방식이 부럽기까지 했다.

이 책은 페이스북이 기저귀를 떼고 걷기 시작하자마자 뛰고 곧이어 질주를 시작했다는 자랑 섞인 이야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들 역시 실패를 경험하고 현재를 꿈꾸고 기다리지 않고 미래를 앞당겨 올 수 있는 비전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다짐이다. 이는 페이스북을 대표하는 저커버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전함의 항로를 개척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다소 딱딱하고 지루하고 나열되는 업적이 가득해서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읽으면서 머리는 맑아지고 가슴은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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