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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교양/고전] 난장별곡 - 사람의 무늬를 읽다

by 두목의진심 2018.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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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무늬를 읽는다는 다소 철학적인 부제가 마음을 끌었다. 이미 관계에 지쳐있다고 생각하는 내게 '사람의 무늬'라는 말은 감정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왠지 어수선하다 싶은 '난장'이라는 제목 또한 흥미롭다. <난장별곡>을 읽는다.

시작은 생각이 어지러이 난장이 된다. 이 책은 도대체 무엇인가 싶다. 하나의 주제로 내용이 이어지거나 하지 않고 저자의 눈앞에 펼쳐진 단편적 풍경을 그저 설명을 자세히 한다. 게다가 굳이 어려운 단어를 써서 한학이나 우리 말에 대한 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다소 답답하다.



"목적을 이룬 인간은 그가 목적을 이루는데 쓰이던 연장, 곧 수단은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그가 목적한 바를 얻었기 때문에 인간은 목적한 바에 쓰이던 연장을 곧장 잊어버리는 속성이 있다." p64


을 더할수록 몰입된다. 고전 풀이라 하기엔 좀 어색할지 모르지만 한학을 기반으로 동양의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사자성어를 토대로 관련된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저자의 사견을 덧붙여 적절히 풀어내면서 이야기가 풍성해진다. 사람의 결이나 무늬를 느낄 순 없지만 인간사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유의 흔적을 엿본다는 느낌이 든다. 잠시지만 덩달아 지혜로워지고 진중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리저리 세파에 휘둘리면 사람은 본래 수수하던 마음은 사라지고 그저 남의 비위나 맞추며 살려는 경향이 있다. 이때부터 마음은 게염에 사로잡혀 큰일을 그르치게 된다. 남이 하는 대로 휩쓸려 자신의 본마음을 잃고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이다." p99



"할 수 있는 말은 하고 할 수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자신을 추켜 세우는 말은 하지 말며, 남을 비방하는 말은 하지 말고, 사실이 아닌 말은 하지 말며, 법도에 맞지 않는 말은 하지 않는다." p151


개인적으로도 말이 많은 편이라 "이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를 자주 하는 편이라 "다언삭궁多言數窮"을 염두에 두고 살려 노력한다. "혀를 깊이 감춘다"라는 말은 관계에 정말 중요한 일이다.

저자는 맺는말을 이렇게 시작한다. "마뜩잖은 글을 썼다. 나의 겸손이라기보다는 오만에 가까운 낭설을 늘어놓은 듯하다."라고. 하지만 어려운 말로 독서의 흐름이 끊어지는 점은 아쉽지만 동양학에 가까워진 느낌을 주는 좋은 인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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