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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교양/심리] 나는 엄마가 힘들다 -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딸들을 위한 모녀 심리학

by 두목의진심 2017.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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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녀관계가 아니고 모자관계다. 그래서 절대 알지 못하는 모녀관계 이야기에 끌렸다. 나와 어머니와의 관계, 나와  딸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또 아내와 딸의 관계의 차이는 무엇이고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부녀관계로는 절대 알 수 없는 모녀관계의 심리를 통해 딸과 조금 더 가까운 부녀관계가 되길 희망한다.

<나는 엄마가 힘들다> 제목에서 의미하는 '나'가 엄마인지 딸인지 경계가 모호한 제목이다. 엄마로서 사는 게 힘들다는 것인지, 딸로서 자신과 성향이 다른 엄마와 사는 게 힘들다는 것인지 제목만으로도 흥미롭다. 책의 전체적인 주제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 특히 모녀 관계에 주목한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임상에서 겪은 모녀간의 갈등 사례를 비슷한 주제로 고민하는 작가, 임상심리사 등 5인의 전문가와 대담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모녀관계에 주목하고 있지만 모녀의 문제를 넘어 가족의 문제, 사회 문제까지 폭넓게 주제로 다루고 있다.

사실 남성으로서 모녀의 심리적 갈등, 예를 들면 딱 오늘만 보고 다시는 안 보고 살 것 같이 격정적으로 아내와 딸은 언쟁을 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알콩달콩 일상을 나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풀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절대 부녀지간에는 있을 수 없지 않을까. 어쨌거나 이런 모녀지간의 감정 소모를 지켜보면서 때때로 벌어지는 희한한 상황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책장을 덮은 지금도 여전히 모녀관계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읽다 보니 모녀간의 갈등을 적절히 표현하는 문장이 눈에 띈다.

"살아가는 데 끼친 영향은 한 덩어리라서 완전 부정도 완전 긍정도 할 수 없다. "p42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며 자란다."라는 말처럼 부모와 자식은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가족이라는 문화적 영역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 책은 가족 내에서 모녀간의 감정 교류를 남성인 저자의 시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여류 작가들과 대담을 통해 공감을 끌어 내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도 모르는 부분이 있다." p103

<나는 엄마가 힘들다> 다양한 사례와 여류 작가들의 직·간접적인 경험들을 통해 엄마에게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데 대한 죄책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딸의 심리적 갈등이 대담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남성 독자의 입장에서 모녀관계에 대한 이해는 애매모호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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