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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청소년/심리]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 - 정신과 의사 하지현의 십 대 마음 관찰기

by 두목의진심 2017.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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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라는 글귀만 보면 습관적으로 책을 집어 든다. 딱히 중3인 딸아이와의 간극은 없지만 왠지 그럴지도 모른다거나 혹은 나 혼자만의 착각일지 모른다는 불안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 역시 청소년기의 심리를 알아볼 수 있다는 말에 앞뒤 재지 않고 집어 들었다. 책 표지가 눈에 띈다. 새장에서 반쯤 삐져나온 새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뭔가 조잘대고 있는데 알 수 없다. 뭐라 하고 있을까? 녀석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책을 읽다가 문득 사춘기와 갱년기는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과 짜증'으로 대변되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으니 말이다. 마구 달리는 질풍노도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알듯모를 듯 짓는 중3 딸아이의 묘한 표정을 알고 싶다. 우린 친한가?
 
청소년, 질풍노도의 시기를 십 대만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들어가는 글'을 읽으며 어쩌면 나를 위한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떤 상황이며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지 을 잡아야만 내게 주어진 과제, 부모님과의 소통, 친구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것. 미래 구상까지 해낼 수 있다."
 
나는 사십 대 후반이지만 나를 잘 모른다.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사는데 바빠 굳이 나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나 할까. 나를 모르니 내가 어디에 있고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디로, 무얼 해야 하는지 ''을 잡을 수 없을밖에. 게다가 연로하신 부모님과의 소통은 언제나 잘 안된다. 여전히 묵직하게 자리 잡은 내 숙제다. 이런 내 애매한 '성숙'이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에서 저자는 의사답게 사춘기 아이들의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2차 성징이나 풍부한 의학적 이야기를 들려주며 친절하게 자신들이 왜 청소년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공부와 친구, 부모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은 방향으로 풀어 나가는 법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부록에는 저자의 상담에서 청소년들과 주고받은 내용을 사례로 풀어놓았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의 심리적 이해를 돕고 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가 읽어도 좋은 책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충분히 생각하고 최선의 판단을 한다면 그 과정에서 나를 지키는 법, 친구에게 적당히 나누어 주는 법을 익힐 수 있다." p135
 
내 꿈은 재벌 2세지만 아버지가 노력하지 않아요.
저자가 재미있었다는 학생의 꿈 이야기가 조금은 뜨끔하다. 자신이 노력해서 재벌이 된다는 것도 이라는 경제학적 논리가 꿈으로 정해지는 게 안타까운데 이 녀석은 자신은 노력해도 안될 테니 아예 아빠를 재벌로 만들려 하는데 더 씁쓰레하다. 경제적 곤궁함을 물려주고 싶은 부모는 어디에도 없지만 부모의 곤궁은 대물림되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 오죽하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야 할 나이에 아버지의 경제적 능력을 바라나 싶어 답답하다.
 
인생은 변수로 가득 차 있다. 우연의 연속이 인생이다.
앞으로 창창하게 펼쳐질 인생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인생을 미리 계획하고 설계하면서 말랑말랑해야 할 생각들을 빠르게 굳히지 말고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끊임없는 우연을 만들고 그중에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길을 찾아보면 좋겠다. 부모의 잔소리에 알겠어!”라는 단답형의 대답으로 일관하며 게으름과 핸드폰에 집중하는 딸아이의 미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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