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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17-025/문학/에세이] 꼰대 김철수 - 사람을 찾습니다

by 두목의진심 2017.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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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찾는다는 부제가 눈에 띈다. '사람'을 찾는 것인지 '꼰대'를 찾는 것인지. 어쩌면 '나'를 찾는 것인지. 꼰대라는 단어는 참 부정적인 이미지다. 언제부터 생겼고 언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가 돼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이 부정적인 단어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커가는 속도만큼이나 나에게 들러붙는다. 이 부정적인 의미가 내게는 친근해지는 이유는 뭐냔 말이다.

 

<꼰대, 김철수>는 이 시대의 아빠'들'의 모습을 비아냥거리거나 하찮게 그리거나 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꼰대'질'을 하는 아빠들을 옹호하지도 않는다. 번뜩이는 재치와 유머스러운 말로 세월의 흐름에 당연히 드러나는 꼰대는 되지 말 것을 충고하고 행여 그리될 조짐이 보인다면 자각하라고 일러준다. 그러면서 외로워지기만 할 뿐인 꼰대가 되는 길을 피할 것을 알려주기도 하며 설사 그런 꼰대가 되었다 하더라도 절망하지 말고 힘내라고 다독다독해주고 있다. 고리타분한 꼰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어렵지 않고 쉽다. 그래서 가볍게 읽히지만 가슴에 남는다.

 

당황과 황당

내 생각이 진리인 양 강요하지 말라는 얘기. 그것처럼 황당한 일은 없다는 얘기. 그런데 우리 꼰대들은 이 당황과 황당을 늘 쌍권총처럼 차고 다니고 아무 데나 막 쏘고 다닌다는 얘기가 씁쓰레 하다못해 입이 쓰디쓰다. 난 권총이 아니라 기관총을 메고 다니기 때문이다.

 

실수와 실패

아, 나는 왜 실수는 적당히 관대하게 여기면서 실패는 해서는 안되는 거라 생각했을까. 왜  아이들에게 혹독하게 야단을 쳤을까. 이렇게 들여다보니 틀린 것도 아닌데. 그냥 가슴 한번 깊게 안아주고 어깨 한번 툭 쳐 주며 다음이라는 기회를 주면 그만인 것을.

 

힘과 짐

'쿵'하고 뭔가가 내려앉았다. 머리에선지 가슴에선지 모르게 아프게 내려앉았다. 위로의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위로랍시고 무겁디무거운 말을 내뱉고 살아온 듯하다. 친구에게, 지인에게, 아내 혹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제자들을 비롯한 그동안 알고 지낸 수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해왔던 위로는 '한 마디 더해버려' 듣는 이가 견디기 어려운 위로였겠다는 생각을 깨달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꼰대 사전

쉬어가는 페이지인 것 같은데, 분명 그런 거 같은데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특히 성공이나 갑질, 돈은 유모스러운 해석이지만 웃을 수 없다.

 

아이 눈에 아빠는 어떤 사람일까. 늘 손님처럼 잠깐씩 집에 들르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그래서 아이는'아빠'라는 말이 '바빠'에서 유래되었을 거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아이는 자라면서 알게 된다. 아주 조금씩 알게 된다. 그 손님이 젖은 길, 거친 길, 막힌 길 마다하지 않고 하루 종일 먼 길을 걸어 집에 들른다는 사실을. 그의 발바닥은 쩍쩍 갈라져 있고 군데군데 피멍이 맺혀 있다는 사실을. '아빠'라는 말은 '바빠'가 아니라 '아파'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아빠의 유래

울컥하다. 어느새 중3과 초3이 된 아이들에게 호통치고 잔소리를 달고 사는 꼰대의 모습이 길게 드리워져 있고 아이들은 나를 '아파'의 유래라는 '아빠'로 여기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더 마음이 아리다.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알게 될까? 진짜 그럴까? 그래서 이 아빠가 이 꼰대 아빠가 아빠의 삶보다는 가족들의 삶을 위해 좀 더 애썼음을 알아주었으면 싶다. 하여 그래도 아이들 기억에 사랑스러운 꼰대로 남길 소망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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