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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자기계발] 왜 생의 마지막에서야 제대로 사는 법을 깨닫게 될까 :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25가지 인생 질문

by 두목의진심 2016.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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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지위, 외모, 물질적 소유물 중 하나가 빠져도 과연 행복과 만족, 안정이 가능할까? 현대인의 생활을 상징하는 이런 것들을 대부분 잃는다 해도 인간은 여전히 인간이다. 인간성(Humanity)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6쪽

들어가는 글을 보면 인생의 진리나 혜안 같은 것들은 학력이나 돈, 지위, 명예 따위가 아닌 그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온 '삶의 연륜'이라고 하고 있다. 전면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다 읽기도 전에 이 책의 철학적, 심리적 방향이 이미 드러나버렸다. 책 읽는 설렘이 좀 줄어 아쉽다고나 할까.

<왜 생의 마지막에서야 제대로 사는 법을 깨닫게 될까>라는 제목을 보고 들었던 생각은 슬프다고 해야 할까?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타이밍에 삶의 애착이 생기고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은퇴가 10여 년 앞둔 시점에서 만난 이 책에서 말하는 삶의 철학적 혜안을 나는 가지고 있을까. 아무 생각해도 그런 것을 가지지 않은 현재로선  앞으로도 생기리란 희망도 갖기 어렵다. 그저 나이만 먹을게 뻔하니 답답하지 않은가.

"인생질문 5: 중년 이후의 삶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라는 주제는 요즘 들어 내가 심사숙고하는 부분이다. 이제 은퇴를 걱정하는 나이가 되다 보니 "노후"라든가 "은퇴" 이후의 삶이 지금까지 살아온 것보다 더욱 절실한 문제처럼 느껴진다. 나처럼  중년에 접어든 혹은 접어들 준비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들이 있다고 저자는 충고하고 있다. 나 역시 노후나 은퇴 이후의 삶은 그저 경제적인 부분만 신경 쓰고 고민하고 걱정했는데 그보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노후 대비가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대부분은 경제적인 측면에 관해서다. 하지만 인적 자원의 준비도 그만큼 중요하다. 물질적인 빈곤은 물론이고 좋지 못한 인간관계와 외로움도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48쪽

<왜 생의 마지막에서야 제대로 사는 법을 깨닫게 될까>는 평균 70세 이상의 요양원 노인들의 삶의 연륜이 녹아든 그러면서 각 주제에 맞는 그들의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통해 삶에 대한 자세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추구해야 할 것들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더 이상 기운이 달려 인생 설계를 할 수 없는 노인이 되기 전에 미리 앞당겨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게 말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 나는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이때 주의할 것은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 기준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상대방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힘이나 권위든, 힘과 연결되는 개인적인 자질이나 특별한 자원이든 상대방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적게 가진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93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단락이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복지관에 오는 분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이유도 모르게 욕을 먹거나 늘 불만을 토로하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되면 슬쩍 짜증이나 무관심 혹은 건성으로 대할 때가 있는데 그때 그분들은 이런 힘의 논리로 나를 바라본 것은 아닐지 반성하게 한다. 그나저나 '배려'는 힘의 논리가 들어 간, 시혜적인 측면의 의미가 커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현대 사회의 이면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작은 공간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98

"한마디로 복잡하고 속상한 인생 경험을 말로 바꾸면 새로운 관점과 분리, 객관성이 가능해진다. 말로 표현된 순간 그 경험은 머릿속의 생각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된다." 115

"인생질문 11: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줄이며 살 수 있을까?"는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공감이 많이 되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미 몸과 마음에 일정량 아픔을 가진 장애인들과 보호자를 상대하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님에 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하다 보니 일명 '번 아웃'이라고 하는 '소진'이 온다.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스트레스 관리는 힘든 상황이나 그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다루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생활관리도 중요하다. 나는 요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라고 조언한다. 개인적인 삶이 만족스러울수록 기분 상태도 좋을 것이고 스트레스에 더욱 신중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0쪽

인간의 여섯 번째 감각인 "감정"의 중요성을 포함해 "놀람_깜짝 놀람", "흥미_동요", "향락_기쁨", "분노_격노", "두려움_공포", "고민_번뇌", "역겨움_혐오"의 일곱 가지 기본적인 감정을 통한 인간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물론 인간의 감정이 이 일곱 가지로 모두 표현되는 건 아니겠지만 저자는 이런 감정의 조절을 통해 발생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조언을 한다.

이 책은 다른 성공을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담긴 자기 계발서가 아닌 궁극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인 것 같다. 100세 시대 인생의 절반을 달려온 내게 앞으로 남은 삶에 대한 고민을 숙제로 남겨주는 책이다. 따뜻하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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