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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소설] 정보원

by 두목의진심 2016.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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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이념으로 분단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는 점은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더구나 요즘 북한의 시도 때도 없는 도발을 지켜만 보는 입장에서는 사실상 국민들이 갖는 불안감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남북이 대치되고 있는 현실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우린 종전이 아닌 휴전 상황인데 말이다. 이런 현실적 상황을 빌미로 미국을 등에 업은 정권은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지만 말이다. 이런 남북의 이념을 토대로 한 소설이 <정보원>이다.

이념의 이데올로기를 지나는 중심에 두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시대의 비극과 아픔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경북 출신이지만 사상운동을 시작으로 혁명군으로 가담한 후 전쟁 중 월북을 선택한 남자 정사용. 그가 남파 간첩으로 남한으로 내려온 후 전향한 정사용의 사인을 추적하는 남한 정보원이지만 북한으로 망명해 버리는 김경철. 이 두 남자의 이야기는 6·25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전후 세대들에게 큰 반향은 주지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남북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上) 권에서 펼쳐진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정사용의 이야기에 독자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만 하(下) 권에서의 정사용의 죽음을 파헤치는 정보요원 김경철의 이야기는 끝으로 가면 갈수록 뒷심이 떨어지며 몰입도를 높이지 못한다. 그가 망명하는 이유도 망명 후의 그의 거취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억지스러움이 느껴진다. 오히려 리정선을 죽이겠다는 다짐 후 정말 실행에 옮기고 망명을 한 후 최영실 과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 가는 이야기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는 문득 새로운 이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순간 그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새로운 이념을 찾은 것이다. 최영실이 바로 그의 새로운 이념이었다. 정사용은 그녀만 얻으면 자신의 헛된과거를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112쪽


어쨌거나 다른 이념으로 빚어지는 남북한의 갈등과 떨어져야만 하는 사람들의 아픔, 실향민의 비극을 단순히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로 빚어진 어쩔 수 없던 것만은 아니며 그 안에 개인의 선택도 있었다는 시선은 비극이나 아픔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새롭다. 과연 이념을 벗어난 인간의 순수한 욕망은 무엇일까.

덧붙이는 글: 작가는 책의 흐름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84쪽, 14째줄에 표현된 "장님"을 시각 장애인으로 고치면 이상할까?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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