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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생태] 굿 라이프 : 성장의 한계를 넘어선 사회

by 두목의진심 2016.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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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고 의미 있고 소외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좋은 삶의 이상은 오직 사회 안에서만 생각할 수 있다." 5쪽 서문.


이 말에 동의할 수 있는가? 난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이 책 <굿 라이프>는 서문에서부터 강렬하게 나와 어긋난다. 물론 사회라는 테두리 혹은 범주에서의 생활이 존재한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오직 사회 안에서만" 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많다. 혼자인 삶, 부득이하거나 혹은 의도적인 혼자만의 삶도 얼마든지 의미를 가질 수 있고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안에서 인간관계망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는 점들로 인해 어마어마하게 쌓이는 피로도를 감당해야 하는 현대인들이 그런 관계를 끊고 산이나 바다로 향하면서  인적 드문 터전을 찾아 헤매는 게 아닐까. 이 역시 "사회 안"이라고 우겨댄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관계"의 중요성을 부인할 수 없지만 개인의 "삶"에 대한 선택이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는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회 안에서의 문제를 "탈 성장"에 맞춰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시도에 관한 내용은 유심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과연 "굿 라이프"의 의미는 뭘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하고 집중해 본다.

"현실적인 것은 근본적으로 열려 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래의 형태는 항상 재창조되어야 한다." 26쪽

"유토피아는 단순히 더 나은 삶을 향한 소망의 표현이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열망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현대사회의 공동체적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유토피아적 낙천적인 부분, 허위 욕구를 경계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고, 33쪽 <구체적인 유토피아를 향한 길 안내>를 보면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생활양식의 자유는 단지 삶의 '양식'의 자유일 뿐 삶의 '기획'의 자유가 아니다. 물질적인 자원이 제공되는 한, 하나의 양식은 개인적으로 사들이거나 마련할 수 있다. - 중략 - 선택의 자유란 단지 한 사람에게 제공될 수 있는 여러 가능성 가운데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반해 '구성의 자유'는 이러한 선택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또 어떤 조건 아래서 누구에게 그런 것이 개방되어야 할지에 관해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35쪽

유토피아적, 공동체 삶의 목적이나 목표는 물질의 자원이 제공되는 상황에서의 "구매"냐 아니냐처럼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그런 생활 양식을 만들고 구성하는 것들에 대한 통합적 합의에 도달하도록 하는 "조건"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 안에서는 개인의 선택의 확장을 위해 경쟁은 불가피하고 그런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만들어지지만 공동체적 삶을 구성한다면 함께 경제적 활동을 하고 생산적 소비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 책의 일부만 읽은 이 시점에서는 딱히 공감되기보다는 이견이 더 많다. 꼭 성장적인 사회가 인간의 삶에 공동체적인 삶을 방해하고 방해하는 문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물론 요즘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지구 환경이라는 문제에서만 본다면 공동체를 생각하지 않는 점은 이견을 제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정당하고 적당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조건적인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으로 매도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5장 좋은 삶>에는 더 이상 성장 경제에 집중하기보다는 공유 경제에 집중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혁신을 위한 경쟁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소스를 공유하고 공유된 소스는 다른 형태의 또 다른 공유를 낳는 선순환 시스템인 오픈 소스를 소개하고 있다. 더 이상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개인적 경쟁 혹은 사유화에 대한 현상은 공동체적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단순히 개인을 벗어난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형태를 넘어 지식과 재능을 공유하는 경제로 탈성장에 대한 걱정을 어느 정도 희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인하르트 미겔 같은 사람들에 따르면, 생존을 위한 개인적 대처 전략을 찾고 비물질적 가치를 되찾는 것이 유일하게 남은 대안이다." 128쪽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후 이 책 <굿 라이프>는 뭐랄까 얇지만 "탈성장"의 역시부터 제도가 않고 있는 득과 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거기에 관련된 엄청나고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는 느낌. 하지만 탈성장이나 공유 경제 혹은 공동체적 삶, 대안적인 삶이나 환경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내용에 비해 전달되는 의미는 어렵고 딱딱하고 불필요 한 것쯤으로 반감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분명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한다면 한 번쯤 생각해보고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는 분명해 보인다. 경쟁이나 불평등처럼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가시적인 부분보다 개인의 가치관으로 굳어져 버려 경쟁이나 개인의 사유화가 공동체적 삶을 어렵게 만드는 데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는 "탈성장"의 중요성을 논제로 던지고 있지만 모든 것들에 대한 해법은 아니다. 다만 함께 고민해야 하는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되고 "좋은 삶"이란 개인의 삶이 존중되면서 공동체적인 삶과 경제 안에 공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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