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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사회]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by 두목의진심 2016.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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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적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부정적 견해로부터 시작해 어떻게 "극복"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게 대부분이다. 방송 <명견만리>에서 지적한 두 사회적 현상은 이런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 현상은 바로 "인구 절벽"과 "인구 고령화"다. 과연 이런 글로벌적 사회현상이 부정적이기만 할까?라는 의문이 방송을 보면서 들었었다. 임금 노동력을 제공할 청년층의 부재와 아울러 일자리는 줄고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어 회색 천장(Gray Ceiling)이 사회 문제로 여겨지는 현실. 어렵다면 어려운 이런 사회적 문제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풀어 낸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는 시급하게 다가온 인구 고령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읽는 내내 연구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 들정도로 전문적이고 데이터화된 결과물에 집중하게 된다. 사회학적 혹은 사회복지적 문제로만 국한하지 않고 경제와 산업 등 사회 전반에 녹여낸 고령화에 대한 시각이 중년에 접어들고 이제 "은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내가 중년과 노년의 그 어디쯤에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을 풀어 줄 현명한 책을 만났다.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는 총 3부에 걸쳐 16명의 고령화에 연관이 있는 전문가들의 고령화에 따른 긍정적 견해를 싣고 있다. 책장을 덮은 지금 "노년기는 새로운 전환기다: 삶은 계속된다."는 말로 나름대로 이 책의 의미를 집어 낸다. 저자 폴 어빙의 여는 글 <나이가 들었다고 모든 게 끝나지 않는다>에서 보면 "노화"나 "장수"에 대해 숨도 쉬지 않고 장점을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막말로 말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는 느낌이랄까. 또한 <서론>을 고면 고령화에 따른 잠재력을 소개하고 있는데 충분히 공감이 된다. 물론 고령화에 따른 노인들이 경제적 사회적 존재감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수반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그게 바로 의료라는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기하급수적인 고령화가 진행될 테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줄고 노인들이 생산 가능군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좀 보태면 노인들이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다면 세금도 내지 않는가 말이다. 또한 이들의 사회적 공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젊은 시절의 자아를 잃지 않는다. 따라서 젊은 사람은 나이와 함께 쌓이는 연륜이 없는 반면, 나이든 사람은 젊은 시절에 겪은 온갖 경험을 기억한다." 64쪽

인간이 노령화된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노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은 "경험"이라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정보를 바르게 습득하지만 노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다듬어진 경험의 무게는 넘어설 수 없다고 로라 카스텐슨은 이야기한다. 충분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다. 정보의 습득력이 늦고 기억해 내는 일이 다소 느리지만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노인학 대학 학장인 핀카스 코헨은 의료의 개인화 시대를 중점으로 이야기하면서 특징적으로 "영양유전체학 서비스"를 설명하면서 노화의 연장선에 개인형 맞춤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각자의 유전학적 DNA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음식과 운동법이 존재한다는 설명이 눈길이 끈다. 또한 앙코르 닷 오르그 설립자인 마크 프리드먼는 웰니스(Wellness, 웰빙, 행복, 건강의 합성어), 갭 이어(Gap Year)나 보케이션 베케이션(Vocation Vacaition)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중년과 노년의 그 어디쯤에서 방황하는 연령층의 사람들이 노후에도 여전히 자기계발이나 재취업을 위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고령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UCLA 공공보건대학 학장인 조디 헤이먼은 노년층과 청년층이 동시에 노동시장에 유입되면 '고정된 파이' 논란이 들끓는다고 지적한다. 과연 그럴까? 국내에도 이런 노년층의 은퇴시기를 미루는 문제 일명 '회색 천장' 논란이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논의 중인 기존의 임금노동자의 근로시간을 줄여 청년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런 고령화의 문제 속에는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실업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녹아있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지적처럼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아니라 얼마 전 영화 <인턴>에서처럼 노인의 재취업, 노동의 유연성과 멘토의 역할이 충분하다는 점을 부각한다면 그다지 부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분명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게다가 노동시장에서 활동하는 노인들의 경제활동으로 소비가 는다면 이는 다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또다는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으로 고려해봐야 할 흐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덧붙이자면 노인을 위한 도시계획인 뉴 어버니즘(New Urbanism)에 대한 이야기는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의 선의 입장에서 건물 디자인에서 장애인 등 이동 약자를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이 집중되는 점이 겹쳐지기도 한다.


UCLA 고령화정책연구소 소장인 페르난도 M. 토레스길은 고령화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빚어지는 인구변동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부정적인 측면의 예로 우리나라가 거론되고 있다. 저자는  출산율 저하와 동시에 주자와 외국인 노동자를 배척하거나 사회적으로 포용하지 않은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여러 나라 중에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요즘 우리나라의 현실은 다문화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시행 중이라는 점을 보면 과연 인구 고령화는 어느 한 나라의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되고 이 문제를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충분히 긍정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하는 점에서 아주 고무적인 책이라는 생각이다.


"인구 고령화가 갖는 함의와 여기서 생기는 기회는 엄청나다. 장수는 축복이고 포용의 대상이며 새로운 발명을 자극한다." 125쪽


"중년들은 대게 더 오래 일해야 하거나 더 오래 일하고 싶어 하지만 그동안 해온 일을 계속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중년의 삶에 안주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수입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살려 더 나은 공동체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일을 갈망한다." 186쪽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런 일들이 단지 수명을 몇 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래 인간답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358쪽


194쪽 "장애자"가 아닌 "장애인"이 맞는 표현이다.

244-2445쪽 "심각한 장해"가 아닌 "심각한 장애"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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