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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자기계발] 대한민국 독서혁명 :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

by 두목의진심 2016.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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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부터 비롯되는"이라는 글귀가 눈길을 잡는다. 독서의 즐거움을 익히 알고 있는 터라 <대한민국 독서혁명> 이라는 제목부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어떤 내용일까 궁금함에 빨리 읽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졌다. 내용은 저자가 운영하는 독서토론 모임 회원들의 사례를 각색해서 옴니버스식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가각의 사연들이 이어져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읽힌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밝히는 독서토론포럼인 "나비"의 정체성은 독서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은 만큼 변화를 보이고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공동체 구성원이 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 7쪽


자신의 꿈이었던 카페가 줄곧 적자를 내지만 포기할 수 없어 빚으로 이어나가며 친구에게 사기까지 당하는 나진국, 쇼핑을 위해 알바를 하며 아무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대학생 여의주, 주어진 기회를 날리고 허드렛일로 자신의 존재감을 지워가는 강한나, 고교 자퇴 후 사회 부적응자로 알바로 백수를 모면하는 도전해, 잦은 사고로 이혼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최 중사, 안정된 가정으로 삶의 무료함을 느끼는 황금난. 이 여섯 명의 우리 이웃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를 내세워 독서가 왜 중요한지, 독서토론의 힘이 무엇인지, 저자가 말하는 본깨적의 중요성 나아가 B&B가 왜 중요한지 토로한다.


황금난을 제외하면 모두 인생의 굴곡 앞에 무기력하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인생을 허송세월로 보내거나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삶을 이어 나가다가 나비를 만나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한다. 책이 독서가 주는 즐거움은 익히 알고 있는 나여서 충분히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수많은 다양한 책이 있듯 책을 읽는 방법도 다양하며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깨끗이 읽는 것을 선호한다. 책에 낙서나 메모가 되어 있으면 불편하다. 메모가 되어 있거나 줄긋기가 되어 있는 곳은 왠지 누군가의 생각이나 느낌에 공감을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든다고나 할까? 다 읽은 책을 시간이 지나 다시 읽게 되는 경우 처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고 다른 감정일 수 있는데 먼저 메모와 줄긋기가 되어 있다면 그 부분에 집착하게 되고 다시금 과거의 느낌을 곱씹어 되살리려 할 것이다. 그래서 별로다. 그저 읽는 속도와 몰입도 그대로 새로운 사유가 되도록 하는 게 좋다.


내가 좀 비딱한 걸까? 아니면 선하지 않은 걸까? 대단한 사람인양 포장되는 '강선생'으로 등장하는 저자나 나비라는 카페를 등장시켜 독서토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불편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나처럼 무작정 다독을 하는 사람에겐 독서도 계획을 세우고 뭔가의 목적을 만들어야 하는 일은 수고로움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 점도 저자의 생각과는 좀 상반되기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아주아주 오래전 친구와 지금은 친구 아내가 된 친구의 여자친구와의 독서모임이 생각났다. 각자 읽은 책의 느낌을 공유하는 모임이었는데 서울과 강원도라는 지리적 여건에 서로 모여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독후감을 쓰고 편지로 주고 받으며 나와는 다른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하는 즐거운 모임이었다. 난 지금은 그저 조용히 혼자 방해받지 않으며 느릿한 독서가 더 좋다.


<대한민국 독서혁명> 저자는 "본깨적(본것을 깨닫고 실생활에 적용하라)"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바인더에 꼼꼼하게 자신의 미래를 바꿔보라고 조언한다. 어쨌거나 독서는 즐거움이고 그를 통해 변화하며 노력하라고 충고하다. 조금씩 조금씩 더디지만 나무가 자라며 세월의 흔적을 나이테로 새기듯 나 역시 아주 느리고 더디지만 생각의 깊이에 아주 옅게라도 흔적을 새길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강 선생은 결핍이 결국 필요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며, 필요를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찾고 실행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48쪽


"지신을 믿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자신을 둘러싼 알을 깨트리고 나와야 해요. 그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있지만 그것을 지나지 않으면 결코 애벌레는 나비가 될 수 없어요." 97쪽


"당연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고통이 무서워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변화는 시작된다." 100쪽


"결국 엄마처럼 마음을 통제할 수 없어서 그런 거니 이해하라고 하더라. 그리고 만약 이해가 안되면 무시해버리듯 불손과 무례를 감당할 준비를 하라고 하네.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아. 이해하고, 그럼에도 이해가 안되면 그냥 넘기면 될 것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고 상처받은 것 같아." 154쪽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친다는 생각에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울리지 않고 관망만 하는 나는 기술 부족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를 감당할 준비를 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노골적인 홍보에 비해 내용은 독서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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