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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역사] 역사저널 그날 4 : 임진왜란

by 두목의진심 2015.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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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배우지 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학창시절에 좋아하지 못한 역사를 중년의 나이가 되서야 좋아하게 된 나는 <TV 역사저널 그날>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은 빼놓지 않고 보는 덕후가 되었다. 매회 매 주제가 너무 재미있고 유익하다.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회자되는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왕, 선조와 광해군의 시기인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는 TV로 보고도 이번에 출간된 <역사저널 그날 4 : 임진왜란>편을 책으로 읽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직관적이고 흡입력있는 배우들을 보면 확실히 재미는 있지만 어느 정도의 픽션이 가미되어 있는 만큼 어느 정도는 시청자의 해석을 유도한다. 하지만 책으로 읽는 것은, 그것도 역사 전문가들의 해설이 포함된 이야기를 읽는 것은 사실감이나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재미가 배가된다.


영화 사도에서 영조가 찌질하게 양위파동을 일으키는 데 선조를 보고 배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뻑하면 광해군에게 양위하겠다는 공갈로 애를 먹이거나 왜군이 쳐들어 오니 도성을 버리고 몽진을 가면서 배를 만들지 못하게 민가를 다 부수고 도망 갔다는 이야기에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역사에 딱 2명이 그런 무지한 왕이 있었다. 선조와 이승만. 게다가 선조는 이순신에게 한 일이나 의병들을 홀대했던 이야기에는 공분까지 일었다. 어째서 그런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왕을 그대로 두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렇듯 후대에 두고두고 몹쓸 왕이라 회자되는 것을 보면 불쌍하기까지 하다.


사실 광해군이라는 인물은 <역사저널 그날 4 : 임진왜란>보고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16년간이나 세자로 있으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싶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왕이 되어서도 명에게 소위 왕으로 인증되지 못하는 부담감, 적장자 영창대군의 출생으로 유영경을 비롯한 약삭빠른 신하들로 인한 심리적 압박이 얼마나 심했을까를 생각하면 그 역시 왕이 되어 슬픈 남자가 아니었나 싶다. 그럼에도 역사 왕이라는 칭호를 받지 못하고 "군"으로 칭한 2명 중 하나라는 점이 더 안쓰럽다. 왕은 형편없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이 시대에 많은 인물들이 있었음에도 두 번의 왜란과 호란을 겪어야 하는 운명이 정말 가혹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정말이지 선조가 옆에 있다면 죽을 각오하고 한대 패줬을꺼 같은 심정이다.


관점이 다르니 역사에서 인물들의 평가가 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이순신의 공을 시기하고 숟가락 올리고 싶었던 원균의 단 한번의 전투로 모든 함선을 궤멸시킨 부분은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부산 앞바다에 700척의 왜군이 밀어 닥치자 배를 버리고 도망 친것도 원균이 아닌가. 이순신은 왕이 시켜도 소신껏 안가는 판에 권율이 나가라는 말에 등떠밀려 나가 수군의 160척 함선을 궤멸시키다니 씁쓸하다. 국가는 왕이 끌어가는 게 아니라 국민이 끌어 가는 것을 리더는 명심해야 하는데 조선시대가 끝났음에도 왕 놀이를 하는 요즘 정치판을 보면 기가차고 속이 뒤집힌다. 리더의 역할이나 책임을 일깨워 주고 싶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다. 역사는 분명 관점이 다르다. 우리가 생각하는 임진왜란 3대 대첩과 일본이 생각하는 3대 대첩이 다르듯 그런 관점을 획일화 하려 하는 것은 분명 위험한 발상이다.


"나라로부터 받은 은혜는 하나도 없으면서 위기가 닥치면 떨쳐 일어나는 독특한 유전자를 가진 민중들이 화답하여 일어나 싸웠다." -p109 <군과 민이 하나 되어 싸운 진주 대첩>


"지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같아요. 민중의 힘을 인정하면 권력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선조에게도 있었네요." -p118 <잔인한 보복, 2차 진주성 전투>


"리더와 보스의 차이점이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리더는 가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가자고 말하는 사람이죠. 또 보스는 자기 언행에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지만 올바른 리더는 자기 언행에 책임을 집니다." -p 188 <정응태 무고사건>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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