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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에베레스트: Everest] 기대보다는 실망스러운 산악영화

by 두목의진심 2015.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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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산을 오르는 이유를 알지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로 <에베레스트>를 보는 관점이 산악인과 다를 수 밖에 없다. 1991년 개봉한 <K2>나 1993년에 개봉한 <클리프 행어>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K2>나 <클리프 행어>의 기억이 상당한 긴장감과 치밀한 심리 묘사로 심장이 쫄깃했었던 반면 <에베레스트>는 협곡 사이의 클레바스를 가로지르는 철제 다리의 장면을 앞세운 영상이에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보니 갈등적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실존 인물에 대한 설정을 과하게 하지 못한점도 있으리라 생각이 미친다.


<에베레스트>는 재난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솔직히 재난영화라고 하기는 무리다. 인간과 자연의 사투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정해진 목표를 이루려 맹목적으로 산을 오르는 인간들의 이야기랄까. 첫 장면의 상업적 등반을 좋지 못한 시선으로 이야기 하는 것과는 달리 그런 상업적 등반가들의 목적을 자신의 신념이나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고 등반하는 의도로 포장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산을 왜 오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뜻 답하기를 주저하는 사람들 사이로 보통의 사람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꿈을 희망을 주고 싶다는 우편 배달부의 목표도 세계 7대 정상 중 6개를 올랐으니 나머지를 채우고자 한다는 여류 산악인도 집에 있으면 불에 타는 듯 한 우울감이 밀려드는 사람의 말도 어쨌거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나 눈을 멀게하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기위한 게 아닌 세상의 봉우리 "정복"에 대한 욕망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미리 정복을 경험한 롭(제이슨 클락)이나 스캇(제이크 질렌할)은 상업적 등반의 팀을 꾸리고 세계 곳곳에서 몰려든 사람들과 함께 등반하다가 사고로 그들을 비롯한 5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실을 기초로 재구성한다. 눈폭풍이 몰아치는 설산 등의 사실감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인물들 각각의 사연이나 정상을 오르기 위한 과정 등이 생략된 채 정상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이야기로 끌고 가는데는 몰입되지 않고 지루해져 버렸다. 게가가 거액의 돈을 들여 등반에 참여했으므로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벡(조쉬 브롤린)의 말처럼 정상을 향한 도전은 무모한 욕망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정도로 마무리 된다. 기대보다는 실망스러운 산악영화다.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Ev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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