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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종이 달: 紙の月] 답답하고 무겁다.

by 두목의진심 201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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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달>은 현대인이 갖고 있는 "행복"에 대한 질문을 한다. 분명 범죄 영화임에도 스릴이나 짜릿함은 없다. 관객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입장에서 공분이 일지 않고 오히려 평범한 일상에서 무료함에 가까운 한 주부의 "공허함"에 공감이 되버린다. 간단한 줄거리를 보자면 전업주부였던 리카(미야자와 리에)는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이면서 은행에 계약직원으로 일하며 대출을 갚아나가기 위해 절약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이 동료에게 인계받은 고객의 집에 갔다가 코타(이케마츠 소스케)를 만나고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결국 그와 바람을 피고 그녀는 약간의 활력을 느낀다. 연인된 코타의 학비와 데이트 비용을 위해 고객의 돈을 횡령하면서 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일탈의 길을 걷는다는 내용이다.


가정 주부의 일탈을 이야기 하는데 일탈에 대한 뚜렷한 의도와 동기를 감독은 내비치지 않는다. 단지 어린 시절의 회상을 통해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는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통해 리카의 일탈을 설명할 수 있을까? 코타의 빛과 등록금, 그의 연인이 되어 향락을 제공해 주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고객의 돈을 전표를 위조까지 해가며 거리낌 없이 횡령한다. 절절한 사랑타령이라든가 하는 이야기는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리카의 행위에는 코타와의 일탈이 "행복"의 요소였음은 느낄 수 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자신의 능력이 되지 않음에도 아버지의 지갑에서 돈을 훔쳐 후원을 하는 일이 잘못 되지 않았다고 믿는 리카의 비틀린 행동이 남편에게 받는 사랑과 대출을 갚아야 하는 현실 등 주로 남편의 주도하에 이끌려 가야만 하는 소극적인 현재의 삶에서 그녀는 고립된 게 아니었을까.


결국, 모든 것이 들통나고 코타에게도 이용당한 사실을 알게 된 그녀의 모습에 공감과 연민이 든다. 유리를 부수고 탈출하는 마지막 장면에서의 공허한 그녀의 표정이 한동안 잔상으로 남았다. 모든 게 거짓이었다고 말하는 그녀가 결국 "자유"를 향해 도망치는 삶의 모습에 허영과 돈만을 행복의 잣대로 삼는 현대인의 초상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 답답하고 무겁다.

 


종이 달 (2015)

Pale Moon 
7.9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출연
미야자와 리에, 이케마츠 소스케, 코바야시 사토미, 오오시마 유코, 타나베 세이이치
정보
스릴러, 드라마 | 일본 | 126 분 | 2015-07-23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紙の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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