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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에세이] 착해져라, 내 마음 :: 다시 나를 사랑하게 만든 인생의 문장들

by 두목의진심 201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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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덥고 습하고 짜증이 쉽게난다. 그렇다고 날씨 탓만 하기에는 너무 무책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이미 목구멍까지 차오른 "지친다"라는 감정의 상태가 어느 한부분만 국한된 상황은 아니고 내 생활의 전반적인 모든 부분에 걸쳐 있는 피로도의 문제다. 나는 긍정적이고 저극적인 성격으로 주위에 친구를 포함한 지인이라 분류되는 많은 사람들과 얽혀 있었는데 요근래 들어 인간관계가 힘에 부친다.


특별히 인맥이나 어장관리도 아닌데 좀 소홀하다 싶으면 이유없이 연락이나 만나야 할 것 같은 그런 생각들이 점점 노골적으로 툭툭 불거졌다. 이 책 <착해져라, 내마음>을 이런 시기에 만났다. 난 착하지 않을걸까? 마흔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도 "착해진다"는 말에 괜시리 내가 그래야 할 것같은 자책감 같은 마음이 일었다. 여전히 착하지 못한걸까? 어쩌면 착했다가도 세상 속에서 착해지기 어려워져 버린걸지도 모르지만 난 착하지 않음은 확실하다.


마음이 따뜻해 진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 지치고 피고해진 내게 좀 더 느리고 편안하게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다가설 수 있도록 귀에 대고 소근거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어쩜이리 표현이 예쁜지. "송정림"이라는 작가를 좋아할 것 같다.


"작가의 말"을 읽다가 내 표정이 밝아졌다. 내 오랜 친구가 생각났기 때문인데 고교시절 운동장을 질러 숨을 헐떡이면서 뛰어 오더니 내 등 뒤로 숨고 얼굴을 내밀며 소리질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소리지르는 방향을 바라보니 씩씩거리며 소위 말하는 양아치 한 명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쫒아왔다. 내 친구는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양아치에게 대들어 뭐라 욕을 하고 내게 도움을 요청하러 온것이었는데 아마 이때부터 막역지우가 되어 3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했다. 여전히 착하고 소중한 친구다.


"착하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뜻입니다. 순수하면 아주 작은 것도 크게 느낍니다. 순수하면 삶 앞에서 용감해집니다. 감동하고 감사하니 행복해집니다. 용기가 있으니 고난도 맥을 못 춥니다." -p5 <작가의 말> 중


나는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이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다. 오죽하면 지금 사는 아파트에 입주하고도 3년이 지났는데 단지를 나가본기 딱 한 번이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엘리베이터에서 나를 마주치는 주민들은 약간 당황하거나 주춤거리며 한 공간안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때 가장 적절한 해결법은 내가 먼저 웃으며 인사하는 것이다. 이러면 작가의 말대로 낯선 사람에서 이웃주민이 되는 것이다. 지금은 나보다 먼저 인사하는 주민들도 많아졌다.


"'낯선 사람에게 3초 먼저 말걸기.' 마음의 따뜻한 기운을 타인에게 전하면 타인의 미소가 반사되어 내 인생도 환해질 거예요. 60촉 전구를 켠 것처럼요." -p30 <먼저 인사하세요. 인생이 환해질만큼> 중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이들을 가르치면서 종종 내가 취업 후의 마음 가짐에 대해 하는 말이 있다. "아무리 더럽고 치사해도 침 한 번 꼴깍 삼키고 버텨라. 일을 하다보면, 혹은 세상을 언제나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데 그때마다 성질대로 하면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된다."고 이야기 해 주는데 책에 테레사 수녀님의 일화를 빗대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반가웠다.

"일하다 보면 자존심에 상처 입고 울고 싶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난 돈 벌러 왔지, 자존심을 벌러 온 게 아니야'라고 테레사 수녀의 말을 빌려 마음을 다스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p35 <첫 마음, 그것이 진정한 자존심입니다.> 중


아, 어쩜 이렇게 예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얼마나 깊은 감성을 가져야 이런 글타래를 풀어낼 수 있는 것인지 너무 부럽고 부럽기만 하다. 지금 삶에 무언가 짓누르는 느낌이 있다면, 지치고 힘겨운 생활의 연속이라면 이 책이 어느 정도 위안을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나 역시 그러하다.

"잠시 후면 여지없이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지붕에 내리는 빗소리, 거리에 쏟아지는 빗소리는 영어로 레인레인레인,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비 내리는 풍경은 우리 글로 비비비, 거리에 씌이는 것 같고, 우산 쓰고 걸어가는 사람들 모습은 한자로 雨雨雨, 처럼 보입니다. " -p39 <죽을 때 가지고 갈 기억을 준비해야 합니다.> 중

"삶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살아도 된다고, 풀리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대로 끌어안고 같이 걸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나 또한 그러하다고…. -p71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중

"페달을 밟고 있는 한, 나는 달리고 있고 달리고 있는 한, 내가 어느 지점에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앞에 있다고 우쭐할 필요도, 뒤에 있다고 주춤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낼 수 있는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으면, 그러면 됩니다. 어쨌거나 페달을 밟고 있으니까요. 달리고 있으니까요." -p82 <페달을 밟고 있으면 됩니다.> 중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상처 아닌 것이 있을까요? 그러나 상처는 회복되기 때문에 상처입니다." -p191 <회복되니까 상처인거죠.> 중

"무거운 짐을 진 자가 깊은 발자국을 남깁니다. 그 사람이 찍어놓고 간 깊은 발자국은 훗날 누군가의 길잡이가 될지도 모릅니다." -p230 <무거운 짐을 진 자가 깊은 발자국을 남깁니다.> 중

 


착해져라, 내 마음

저자
송정림 지음
출판사
예담 | 2015-07-2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스스로를 사랑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 스스로 행복해지려는 연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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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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