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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세계사/인물] 무서운 공주들 :: 동화책에는 없는 진짜 공주들 이야기

by 두목의진심 201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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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독특한 소재의 책을 읽었다. 표지에 등장하는 일러스트와 책 띠라벨에 적혀있는 의미심장한 문구. "그리고 공주는 왕자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꼭 그렇지는 않다."라는 다소 냉소적인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쨌거나 동양이나 서양공주는 궁궐에 갇혀 지내거나 뾰족하고 높은 탑을 오르내리며 살아서 뽀얀 피부와 긴 머리에 예쁜 이미지가 각인된 우리들에게 <무서운 공주는>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8페이지다. 오타가 보인다. "자유 의지"가 "지유 의지"로 인쇄되어 있다. 책에는 약 30여명의 동서양의 다양한 공주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주에서부터 존재조차 모르던 공주까지. 사연이나 탄생 배경 그리고 그녀들의 은밀하고도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작가는 현실감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의 독특한 매력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객했던 공주들에 얽힌 이야기들이 새롭게 재편집 혹은 재구성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리가 무척이나 자주 쓰는 말중에 "무자비"라는 단어가 "측천무후"를 일컫는 이야기였다는 내용이 나 혼자만 또다른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처럼 좋았다. "무자비 無字碑, 비석에 아무 글자도 없다."는 뜻이란다. 또 투란도트는 몽골의 공주 쿠툴룬을 기리는 것이었다는걸 몇이나 알까. 나는 솔직히 쿠툴룬 공주를 읽을 때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소재임에도 <무서운 공주>는 어쩔 수 없는 오래된 공주들이라는 한계가 느껴진다. 너무 오래된 공주들이다 보니 작가도 밝혔 듯 설화나 전설에 의지해서 고증을 섞어 사실을 밝히는데 집중해야 함을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건조한 문체를 보인다. 내용을 읽고 있지만 활자를 읽는 것이지 당시의 공주를 그려보지 못했다. 작가 역시 그녀들의 스토리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실에 집중하다 보니 그녀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내지 못한다. 가뜩이나 두꺼운 책이 더 두껍게 느껴졌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공주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흥미로움은 분명 있지만 그녀들의 삶과 감정은 전해지지 않음이 아쉽다. 헌데 이 책을 번역한 번역가는 이렇게 쓰고 있다. 문화 콘텐츠의 감상은 역시 절대적으로 주관적인가 보다. ^^

"하지만 아무리 흥미롭고 참신한 콘텐츠를 소개한다고 해도 글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요즘처럼 자극적인 오락거리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진득히 앉아 책을 끝까지 읽어내려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절대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자신하는 이유는 저자의 스토리텔링 기술 때문이다." -468 <옮긴이의 말> 중

 


무서운 공주들

저자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지음
출판사
이봄 | 2015-07-1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그후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는 공주의 인생공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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