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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에세이] 세상에서 가장 눈물 많은 : 울보 시장

by 두목의진심 201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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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면 몰라도 ⁠⁠자서전 류는 읽지 않는 편인데 현직 시장이라는 문구에 관심이 갔다. 거기다 울보라니 말이다. 정치인들이 흘리는 눈물이야 악어의 눈물 정도이겠거니 생각하는데 "이 양반은 어떨려나?"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역시나 자서전이 주는 부드럽고 이상적이며 자기반성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중간중간 자신이 한 일을 살짝 자랑도 하고. <울보 시장>은 현직 고양시장 <최성>의 자전적인 에세이다. 솔직히 지역구가 다르기도 하지만 정치에는 워낙에 관심이 없고, 없다기 보다 분노가 치밀어 관심없는 척하고 있다는게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여하튼 저자를 전혀 모른다.

솔직히 이런 시장이 시정을 펼치는 고양시가 부럽다거나 하는 건 입에 발린 소리겠지만 나름 소신은 있게 시정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거나 현정부에 대한 비판도 적절히 하면서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깍듯이 하고 있다. 어쩌면 진보의 명목하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살짝 정치적 편향을 보이는 것같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정치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라서 불편하지는 않다.


"정치와 행정이 서민들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아니, 최소한 절망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민들의 현실을 똑바로 응시해야 한다. 시장을 오가는 서민들의 곁에 정치와 행정이 머물러야 한다. '시민 제일주의'라는 나의 시정 철학도 바로 이 같은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금 정치가 있어야 할 장소는 국회나 정부가 아니라 시장이다." - p94 <아내의 냉면집> 중

​이런 이야기는 솔직히 정치가의 입장에서 던지는 이야기일 뿐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한 경험이 있는 저자이다 보니 대필자를 내세워 자서전을 만들지는 않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장이 화려하진 않지만 참 좋은 문장이 아닌가 싶다. 지금 정치가 있어야 할 곳은 정치 쓰레기들이 모인 국회가 아니라 서민들의 옆인 시장이라니.. 참 마음에 드는 구절이 아닐 수 없다.


"18대 총선에서 처절하게 패한 날, 나는 처음으로 정치에 대한 깊은 회의를 가졌다. 초선의원 기간 동안 다져온 의정활동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도 독이 되었다. 다른 진보정당의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이 거론되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국 3,300여 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다. 상대 후보의 여러 가지 치명적인 약점들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네거티브 전략을 쓰지 않았던 나의 의중을 시민들이 몰라주었다는 생각에 야속한 마음도 들었다." - p97 <인생의 패배가 내게 말해준 것들> 중


이 문장은 자신감만 독이 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상대방의 약점을 알았다느니 나는 정의로운 선거를 위해 함구하고 정정당당했다느나 하는 진실공방은 정치판에서 해야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어쨌거나 떨어진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뿐이다. 상대방이 내거티브를 하든 안하든 시민의 마음을 훔쳤다면 당선 되는 것이다. 겸허이 받아들이고 말 것을 이미 다 지난 일로 상대방 후보를 디스하는 내용은 좀 별로다.


어쨌거나 진보든 보수든 정치적인 이념을 떠나 전혀 모르는 <최성>이라는 인간적인 측면에서의 <울보 시장>은 나쁘지 않은 책인 것같다. 공직자의 양심과 정치적 소신도 좀 있는 것이 느껴지고 점점 좋아지고 발전하는 고양시를 보면 말이다. 시민의 아픔에 눈물을 보이는 것보다는 그들의 아픔과 고단한 현실을 이겨내도록 함께 이를 악물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든다.

 


울보 시장

저자
최성 지음
출판사
다산 3.0 | 2015-05-29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부끄러운 것은 눈물이 아니라 현실이다!” 국내 최초, 현직 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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