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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과학] 자연의 배신 - 인간보다 비열하고 유전자보다 이기적인 생태계에 관한 보고서

by 두목의진심 201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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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도 아니고 과학도 아니고 박쥐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자연을 이야기하는 좀 독특한 주제의 책을 읽었습니다. 제목을 비롯한 표지 문구가 자극적이어서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은 기가막히게도 독특하다 못해 신비로운 자연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자연의 배신>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도대체 인간들이 돌아가자고 부르짖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생명의 보고가 어쨌길래 '배신'이라고 하는가"라는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이 책은 박쥐 전문가인 댄 리스킨이라는 저자 자신이 자연속에서 보고 느끼고 깨닫는 과정을 아주 명쾌하면서도 유머스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가톨릭이라는 종교적관점에서 인간의 7대 죄악이라고 규정한 탐욕, 색욕, 나태, 탐식, 질투, 분노, 오만의 대표적 생물​을 열거하면서 저자의 생각과 논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연>은 자애로운 것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규정하고 있는 잘 못된 생각쯤으로 이야기하며 자연이 얼마나 위험스럽고 잔혹한지를 이야기합니다. 사실 이런 자극적인 이야기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미있고 환상적이었네요.

탐욕의 이미지는 추위를 버텨야 하는 황제 펭귄들은 본능대로 무리 한가운데로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색욕은 고방오리의 종의 번성의 본능인 강제교미로, 나태는 기생충의 생존방식으로, 탐식은 초식으로 알고 있던 느리고 귀엽던 오랑우탄이 자신보다 작은 영장류인 보로리스를 나무에서 집어 던져 두개골을 부수고 뇌와 눈알을 비롯 육식을 하는 사실을 통해, 질투는 붉은뺨도룡뇽의 짝짓기를 하려는 다른 수컷과 암컷의 사이를 가로채 본인의 DNA를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분노는 우리가 프리윌리로 알고있는 범고래를 통해 바다표범이나 자신의 몸집보다도 더 거대한 혹동고래 등을 잡아 먹거나 물개나 인간처럼 작은 것들을 꼬리로 2M 이상 하늘로 던지거나 머리로 밀고 다니며 산산조각 날때까지 노리개로 가지고 노는 행동을 통해, 오만은 고프 섬의 생쥐를 예로들면서 결국 인간은 자연을 넘어설 것이라는 생각을 통해 자연에 대한 환상을 깨고 있습니다.

<자연의 배신>은 사실 이런 내용들도 충격적이었지만 소개되는 이 이야기들 말고도 갖가지 생물들의 이야기는 놀랍기도 하면서 귀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고 싶네요. 과학적 사실에 근거된 이야기를 떠나 한 편의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설명이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해보자면 학창시절에 이 책을 만났다면 과학이나 생물을 좋아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생존을 위해 자신의 똥을 하늘로 초속 75미터로 날려버리는 팔랑나비 애벌레의 이야기를 150cm인 여자가 드러누워 자신의 똥을 22.5미터 높이로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보면서 빵 터져버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수십가지의 희귀하고 독특한 생물이나 곤충, 기생생물들의 이야기는 흥미롭지 않을 수 없네요. 기생생물 하니 잊지 말아야 할 저자의 충고가 생각납니다. 임산부는 절대로 고양이 똥을 치우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거지요. 다행이 저희 집은 고양이는 키우지 않지만 말이죠.

하지만 내용에서처럼 ​자연이 인간에게 위협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느낌은 가질 수 없고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고차원의 시스템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여하튼 저자는 결국 인간의 생좀본능을 유지하기 위한 종의 번식, DNA 계승을 위해 <환경보호>를 해야하다는 이야기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역시 인간의 오만에 연장선상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지구에서 살아내야 하는 모든 종들의 번식을 위해서는 환경보호를 해야한다는 주장은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굳이 <자연의 배신>이라는 부정적인 제목과는 달리 아주 유익하고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였습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 수는 없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좋지만, 상식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인간에게는 지켜야 할 도덕이 있지만, ​자연은 도덕적인 곳이 아니다.

자연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아무리 해가 없어 보여도 결코 인간의 행동을 정의하는 데 활용할 수 없다."

 


자연의 배신

저자
댄 리스킨 지음
출판사
부키 | 2015-04-17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자연은 풍요롭고 온화한 곳이라는 인간의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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