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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청소년/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인생의 좌표에서 청소년이라는 정점을 일깨워 주는 책

by 두목의진심 201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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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청소년 시절에도 있었던 '십대들의 쪽지'가 발행 30년을 맞았다는군요. 처음 발행인이었던 '김형모'라는 분이 췌장암으로 고인이 되시고 그의 아내 분이 여전히 발행을 하고 계신답니다. '십대들의 쪽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렵고 힘겨운.. 방황하는 십대들의 사연을 모아 무료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무료이다다 보니 재정적인 부분을 돕고자 46인의 명사들이 짧막한 원고를 써서 만들어진 수익금 전액을 '십대들의 쪽지' 발행에 기탁한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은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야 알게됬는데 왠지 더 좋은 느낌입니다.

솔직히 제 청소년기는 집이 넉넉한 것은 아니었지만 암울하지도 않았고​, 공부도 잘하지 못하며, 하기도 싫어하는 학생이었지만 공부 못한다고 기죽지 않았습니다. 저는 누가 시킨것도 누구에게 배운것도 아니며, 독서는 만화책도 잘 읽지 않았으므로 책에서 깨달은 것은 더더욱 아니었지만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살았던것 같습니다. 특별히 고민같은 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런 비슷한것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거리가 생기면 엄마 옆에 들러붙어 엄마가 귀찮아질때까지 주절주절 거렸지요. 다행이 엄마는 이런 제 얘기를 다 들어주시곤 했지요. 때론 "쓸데없는 소리 짓거린다."는 핀잔도 듣고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들어가서 공부나 해라."라든지 "너는 도대체 커서 뭐가 될래?", "누구는 몇등 했다더라. 너는 창피하지도 않냐!."고 역정을 내시기도 했지만 그런대로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는 편이었고 결정적으로 제가 그런 말에 별로 기가 죽지않았습니다.

저는 공부는 잘 못했지만 운동은 정말 잘했죠. 달리기, 축구​, 야구 등 정말 잘했습니다. 중학교때는 공부하기 정말 싫은 한여름에 지구별 육상대회에 나갈 선수를 모집한다고 하길래 공부도 하기 싫고 해서 지원을 했습니다. 전문적인 지도는 고사하고 육상이라고 해봐야 운동회때 100m 달리기가 전부였는데 어쩌다 보니 서울시 육상대회까지 나가게 되어 제대로 된 선수들과 붙어서 4개의 메달도 따는 이변을 만들기도 했지요. 그래서 저는 늘 남들과 성적을 비교하는 엄마에게 이렇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엄마, 걔네는 나보다 공부는 잘하지만 나는 걔네보다 운동을 잘하잖아. 게다가 난 걔들보다 쌈도 잘해!"

뭔지 모르겠지만 어릴때부터 자존감 하나는 최고였던거 같습니다. 친구들도 '지 잘난 맛에 산다고' 해었으니까요. 운동을 좋아했던 저는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했습니다. 입학에서는 그당시에는 좀 생소했던 '운동처방사'라는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이빙 사고로 목이 부러져 전신마비로 손가락 하나 꼼짝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죽을거라던 의사의 단언과는 달리 재활치료 1년여만에 자리에서 일어서고 빨리 퇴원하라고 등떠밀던 의사가 기적이라며 좀 더 지켜보게 해달라고 퇴원을 만류하는 입장이 되었었지요. 지금은 다치기 전에 모습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IT관련 강사와 사회복지사 일도 하면서 지냅니다. 역시나 이 모든것에는 무한 긍정의 자존감이 바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암튼 마흔 중반을 지난 지금 이 책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을 읽으면서 제 어린시절도 떠오르고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며 잠시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46분의 명사들의 이야기들에는 솔직히 고리타분 한 이야기로 들리는 부분이 없지않네요. 특히 첫 번째 톡을 읽다보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거나 혹은 극복하라고 격려의 말을 하며 자신의 굶주리며 고학하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사실 요즘 아이들이 시대적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네요. 물론 그분들이 훌륭한 방송인이나 석학들임은 충분히 알지만 방황하는 요즘 아이들이 배고픔을 이겨내고 성공했다는 가난 극복기에서 연결고리를 찾기에는 살짝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청소년들은 ​고단하고 힘겨운 인생의 좌표를 설정하는 부분으로 방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으며 또 한편으로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을 통해 인생의 멘토를 만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추천하고 싶네요. 참,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도 예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저자
김제동, 김창완, 조수미, 이현세, 최재천 외41명 지음
출판사
샘터(샘터사) | 2014-12-1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십대들의 쪽지]가 30주년을 맞았다. 2008년 12월 16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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