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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십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 자신의 존재와 이유를 설득하고 있다는 느낌!?

by 두목의진심 2015.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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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의미 심장해서 읽게 된 <십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 입니다. 죽기로 결심했는데 왜 십년이나 준비해야지?라는 생각과 그 주체가 '아빠'라는 대상이라는 점이 두 아이의 아빠인 저로서는 상당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책 표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낡은 듯한 구두가 주는 여러가지 상념들. '외로움' '고달픔' '고독' 뭐 그런 것들이 떠올라 읽기도 전에 마음이 괜시리 울컥 했네요.

<십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는 신문기자 출신의 저자가 그동안 겪었던 'IMF'를 통해 양산된 정리해고 및 강제퇴직​과 맞물려 추락하는 '가장의 권위'와 반대로 높아지는 '가장의 자살' 혹은 '가족의 붕괴'의 문제를 담담히 딸아이에게 전하는 아빠의 편지글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기전에는 시한부 인생을 살게되는 아빠의 심정을 이야기하나?라는 생각으로 이었는데 읽어가면서 IMF 경제위기에 찾아 온 '가장의 존재'에 대한 상실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갑작스럽게 쫒겨나다시피한 회사.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족에게 조차 말도 못하고 파고다 공원의 한쪽 벤치나 도서관에서 벼룩시장을 뒤적이며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중년 가장의 아픔과 또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받던 월급의 반에 반도 못받아 경제적 궁핍은 여전하지만 아침에 눈을 떠 나갈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자기최면을 해야하고 한 편으로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딸에게만은 듬직하고 자랑스러운 아빠이고픈 서글픈 아빠를 대표적으로 이야기 합니다. 그런 시집가는 딸아이에게 ​먼저 간 아내없이 혼자 남겨진 아빠가 안쓰러워 마음 쓰이고 더 늙어 짐이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천천히 십년동안 아빠는 죽음, 자살을 준비합니다. 자살을 한 사람을 두고 "독한 사람, 매정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자살을 준비하는 아빠의 딸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뒤로 가면 갈 수록 어째 경제능력, 사회적 활동을 상실한 중년의 가장을 포함해서 <노인 자살>의 문제를 정확한 수치까지 내세우며 계몽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리고 딸을 배려해서 자신이 떠나는 순간을 마음 아프지 않게 해주고 십여년을 자살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복되는 이야기에 처음에 가졌던 안타까움이나 깊숙히 공감되던 현실의 문제가 느슨해지면서 '죽기싫다'는 넔두리로 들리는 듯 합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어쨌거나 해피앤딩이기는 하지만 뭔지모를 허무함이 들고 에필로그를 읽어보면 어차피 <자살국가>라는 입장에서 '자살'을 막아보자는 계몽적인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 있네요.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기 보다 딸을 통해 '살고 싶은' 자신의 존재와 이유를 설득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어쨌거나 저 역시 딸아이가 있는 아빠이면서 중년이기에 많은 부분 공감이 되기도 했지만 저는 그냥 딸아이 옆에서 딸아이가 챙겨주는 보살핌을 받으며 질기고 길게 오래오래 살아볼랍니다. ^^

 


십 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

저자
윤희일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4-12-1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미안하구나, 아빠는 오늘 너를 떠난다…"이 책은 십 년 동안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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